政 "과학벨트는 엄정하게 심사할 것"
6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되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지역갈등만 심화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렇지만 김황식 국무총리는 아무리 공약이라고 해도 국가재정법에 맞지 않고 경제성이 떨어진다면 공약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항변했다.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은 "지난해 3월 신공항 입지평가가 심사에 들어간다고 하니까 지자체들의 유치열기가 과열되고 주민들의 열망은 커졌다"며 "정부가 신공항 필요성을 공감한다고 한 것은 누가 봐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약속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남권 신공항으로 지역갈등을 조장한 책임과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린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라고 말한 뒤 "결과가 빤히 보이는데도 정치권의 눈치를 보면서 일하는 관료들과 시작과 끝이 대통령에게 귀결되는 정부 시스템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황식 국무총리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일부는 수긍한다"면서도 "정부가 대통령 말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고 정부는 최대한 노력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같은 당 박민식 의원도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박 의원은 "아직까지도 왜 백지화 평가가 나왔는지 기준과 근거가 없다"며 "이 때문에 국민들이 수긍을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총리는 "국민들이 모두 납득해야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며 "전문가들에게 임무를 맡겼으면 (결과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대답했다.
정부에 대한 비판은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에서도 이어졌다.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2009년도 국토연구원에서 2차 타당성 용역평가를 할 때 경제성이 미흡하다고 나왔다"며 "그때 과감하게 결정했어야 했는데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의식해서 입지선정을 네 차례나 미뤘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또 "동남권 신공항 뿐만 아니라 세종시 수정안, 충청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대선공약이었는데 원점에서 재검토 하겠다고 해서 지역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수시로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것은 이 정부가 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결정이 늦어지면서 갈등이 증폭된 것은 죄송하다"면서도 "국가재정법에 따라 공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영진 의원은 "신공항 백지화로 인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또 다시 정치상품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총리는 "어떤 국책사업이 좌절됐으니 보상차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안 된다"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엄정하게 심사를 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한편 의원들은 이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성 물질 유입과 관련, "기상청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방사성 물질이 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매일 방사능 검출 뉴스가 나온다"고 정부를 상대로 신뢰의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기름값과 관련해선 "정부가 왜 유류세 인하에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서민부담 경감을 위해 유류세를 인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총리는 "(방사능 물질의 한반도 유입과 관련) 정부는 극단적인 상황을 대비해서 대책을 강구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류세 인하 문제에 대해서는 "세수에 미치는 영향과 에너지 절약에 미치는 영향을 등을 감안해 인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