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CG "지배주주 일가 이익 위해 이중손해 자처"
최근 녹십자홀딩스가 자회사 그린피앤디를 흡수합병키로 공시한 것과 관련 지배주주 일가에 대한 부당 지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6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보고서를 통해 "녹십자홀딩스가 합병키로 한 그린피앤디는 사실상 지배주주일가의 개인회사"라며 "순자산이 -436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인 이 회사를 합병한다는 것은 지배주주 일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CGCG에 따르면 그린피앤디는 녹십자홀딩스가 보유하던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의 부동산을 인수,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지배주주일가, 세원개발, 녹십자이엠이 출자해 설립했으며, 지난 2008년 녹십자이엠 지분을 개인주주들이 인수해 사실상 지배주주일가의 개인회사가 됐다.
현재 그린피앤디의 재무상황은 토지 취득을 위한 차입금 1000억원과 수년간의 이자지급 등으로 인해 순자산이 -436억원인 자본잠식 상태다.
CGCG 측은 "녹십자홀딩스가 자본잠식에 빠진 그린피앤디를 위해 올해 1월 250억원의 유상증자를 한데 이어 합병까지 한 것은 지배주주일가에 대한 자금지원으로 볼 수 있다"며 "지배주주 일가의 이익을 위해 자산이용 기회상실과 부채감당이라는 이중손해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6년 녹십자홀딩스는 그린피앤디의 부동산PF대출 1190억원에 대해 용인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했으며, 1547억원을 지급보증한 바 있다. 또 2008년에는 그린피앤디에 직접 230억원을 대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CGCG는 "녹십자홀딩스의 이사 4명 중 2명(허일섭 대표이사 회장, 허용준 부사장)이 지배주주 일가인데 이사회에서 그린피앤디에 대한 출자 및 합병을 결정한 것은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배임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녹십자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CGCG 측의 보고서 내용을 검토중이며 이와 관련 확인해 줄 사항이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허일섭 대표이사는 창업주인 고 허영섭 녹십자 회장의 동생이며,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허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의 주식 지분율은 47.95%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