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장관-빌 게이츠에 공동 발송
제프리 삭스-대니 로드릭-장하준 포함
전세계 53개국의 경제학자 1천명은 주요 20국(G20)이 금융 거래세(일명 토빈세 또는 로빈후드세)를 시급히 도입해 빈국 지원의 재원으로 활용하라고 촉구했다.
영국신문 가디언은 13일 컬럼비아대의 제프리 삭스와 하버드대의 대니 로드릭 및 케임브리지대의 장하준 교수를 포함한 전세계 경제학자 1천명이 G20 재무장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 앞으로 보낸 공동 서한에서 이같이 촉구했다고 전했다.
유니세프를 포함한 전세계 42개국의 총 183개 비정부기구(NGO)들도 지난해 11월 서울 G20 정상회담에 참가하는 각국 정상들에게 토빈세 도입을 촉구하는 공동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경제학자들의 공동 서한은 "금융 위기는 규제되지 않는 금융의 위험 및 금융 부문과 사회의 관계가 깨지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내는지를 절감케 했다"면서 따라서 "깨진 관계를 회복하고 금융 부문이 사회에 뭔가를 되돌리는 방안을 마련할 때가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서한은 이런 취지에서 로빈후드세 도입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며 도덕적으로도 올바른 것"이라면서 "금융 거래액에 0.05% 혹은 그 미만으로 과세해도 연간 몇천억달러의 세수가 확보되며 과다한 투기도 견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한은 로빈후드세 도입이 금융 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 "영국의 경우 이보다 10배나 높은 0.5%의 주식 거래세를 부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티(영국 금융가)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G20이 금융 거래세를 신속하게 도입해야할 것이라고 서한은 촉구했다.
가디언은 올해 G20 정상회담 순회 의장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앞서 빌 게이츠 회장에게 금융 거래세 도입의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요청한 점을 상기시켰다.
금융 거래세 도입을 캠페인해온 NGO인 '로빈후드세 캠페인'의 맥스 로슨 대변인은 가디언에 "G20이 NGO의 요청을 무시했는지를 모르지만 저명 인사를 포함한 1천명의 경제학자가 공동으로 도입을 촉구한 점에는 귀를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NGO 옥스팜이 최근 여론 조사한 결과 영국인의 51%가 토빈세 도입을 찬성하는데 반해 반대는 17%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