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량 둔화…"상승추세 어렵다"
증권가만큼 정보에 민감한 곳이 또 있을까. 작은 소식 하나에도 요동치는 것이 바로 주가다.
15일 투자자들의 눈이 쏠린 곳은 막걸리주다.
이날 국순당, 보해양조, 키이스트 등 막걸리주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막걸리에서 '항암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틀 연속 3~7%까지 급등한 '막걸리의 대표주자' 국순당은 이날 개장 직후부터 상승제한폭을 찍었다.
지난 달 우리쌀 막걸리 '순희'를 선보인 보해양조는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전날에 이어 14~15%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키이스트' 또한 숨은 막걸리주로 부각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키이스트는 배우 배용준이 최대 주주로 있는 엔터테인먼트사로서 막걸리 사업을 일부 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막걸리주 급등세에 대해 '반짝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막걸리의 소비량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강현희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막걸리 주의 상승세는 오버슈팅(단기과열)된 상황"이라며 "국순당의 출하량은 2010년 하반기부터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국순당의 1분기 실적도 부정적으로 봤으며, 마케팅 비용도 주가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증가와 막걸리 소비문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
교보증권 정성훈 애널리스트도 일시적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일주일에 2~3번씩 막걸리를 먹으면 항암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소비패턴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보해양조의 경우 막걸리보다 소주나 복분자 시장 비중이 더 커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날 한국식품연구원은 국내 시판 중인 막걸리의 침전물에 항암물질성분인 파네졸이 150~500ppb 가량 함유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맥주보다 25배, 와인보다는 100배나 많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