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계열사 판매 비중 더 늘어
계열 자산운용사를 거느린 펀드 판매사의 `계열사 밀어주기' 관행이 펀드시장 침체로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중소형 운용사들은 판매사를 구하지 못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28일 기준 자산운용사들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평균 41.59%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41.36%보다 0.23%포인트 증가했다.
이중 KB자산운용의 계열사(국민은행, KB투자증권) 판매 비중은 2월28일 기준으로 71.24%로, 지난해 비슷한 시기 68.23%보다 3.01%포인트 늘어났다.
국내 최대 판매채널인 국민은행의 판매 비중이 4% 가까이 늘어나며 전체 비중 확대를 주도했다.
동양자산운용은 계열사인 동양종합금융증권 비중이 9.08%포인트 확대됐고, 삼성자산운용도 계열사인 삼성증권과 삼성생명보험 판매 비중이 5.80%포인트 늘어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계열사에 대한 판매 의존도가 각각 2.89%포인트, 2.27%포인트 증가했다.
우리자산운용은 51.27%에서 51.01%로 소폭 감소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발생한 펀드 손실과 관련한 소송이 제기되면서 계열사 판매가 위축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간판 펀드들이 양호한 수익률을 거두면서 인기를 끌자 계열사를 제외한 판매사 비중을 64.52%에서 68.03%까지 끌어올렸다. 현대자산운용 역시 범현대그룹주펀드의 인기를 등에 업고 타 판매사 비중을 3% 가까이 늘렸다.
한 펀드업계 관계자는 "펀드시장 침체로 계열 운용사들이 어려움을 겪자 다른 계열사 펀드를 팔아줘 남 좋은 일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계열사 상품만 주로 파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자산운용사에서는 사장이 직접 계열 판매사 직원들을 만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국내 펀드 설정액이 줄면서 판매 경쟁이 더 치열진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내 전체 펀드 설정액은 2월28일 현재 303조4천645억원으로 1년 전 338조2천150억원에 비해 34조7천505억원 감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