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공정위에 물량 몰아주기 일제조사 촉구
시민단체에서 대기업 물량 몰아주기에 대한 일제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20일 경제개혁연대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현대자동차 계열의 현대오토에버에 대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 기회에 지난해 미뤄뒀던 대기업 계열사 전체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 일제조사를 즉각 실시하라"며 강도 높게 촉구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최근 신용정보 유출 사태가 있었던 현대캐피탈의 전산시스템 운영을 담당하는 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계열사로서, 물량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지원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가 조사의 핵심 사안.
개혁연대는 "공정위는 작년 8월 대기업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 현장조사 계획을 2010년에는 실시하지 않기로 돌연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며 "이는 대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함이라는 미심쩍은 사유에서였다"고 지적했다.
또 개혁연대는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는 최근 들어 재벌 총수일가의 불법상속 수단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며 "총수일가 등이 출자한 회사에 계열사 물량을 몰아주어 성장시킨 후 상장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총수의 자녀는 세금 없는 상속이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개혁연대는 대표적인 물량 몰아주기 사례로 2007년 10월 공정위가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이후 행정소송이 제기되어 현재 대법원에 사건 계류 중)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의 글로비스 부당지원 사건을 꼽았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상법에 새로 도입된 '회사 사업기회 유용 금지' 규정은 이 같은 물량 몰아주기에 대한 제재 근거로 의미가 있다는 것이 경제개혁연대 측의 설명.
개정 상법에 포함된 '회사 사업기회 유용금지' 조항은 이사가 회사의 사업기회를 제3자에게 이용하게 하려면 이사 3분의 2 이상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다. 또 위반시 제3자의 이익을 회사의 손해로 추정토록 했다.
개혁연대는 "물량 몰아주기는 독립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불법행위이지만 그동안 규제는 미흡했다"며 "개정 상법이 이를 보완했지만 이중(다중) 대표소송이 법제화되기 전에는 직접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어려워 반쪽자리 조항에 머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개혁연대는 "물량 몰아주기 '규제의 공'은 공정위에 넘어갔다"며 "공정위의 존립 근거를 망각하지 말고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와 관련해 엄정한 수사를 펼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