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협회 "유류세 차등 적용, 탈루 유혹 생기게 해" 지적
불법 탈세석유 유통 문제를 두고 업계는 한 목소리로 국세청이 나설 것을 주문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 주최 '불법 탈세석유, 근절 방안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선 불법 탈세석유 유통을 막을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월간주유소 김노아 편집장은 "정직하게 세금내는 주유소 사장들은 불법석유로 세금 탈루를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정부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영국이나 일본은 국세청에서 불법석유 문제를 주관하는데 우리는 주관 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편집장은 "유류세가 70%에 육박하는 영국은 '세금을 많이 걷는 대신 탈세를 잡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국세청이 불법석유를 강력하게 단속한다"며 "우리 정부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 양진형 상무는 "국세청은 2004~2008년 동안 143건의 불법석유 관련 세무조사를 통해 총 2830억원을 추징했다. 이는 연 탈루액 4조원에 비해 5%밖에 안 되는 금액"이라며 "불법석유의 세금탈루는 고전적인 문제로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주유소협회 한진우 회장은 "불법 탈세석유의 탈루 금액이 연 5조원에 이른다고 하지만 무자료 거래까지 합치면 예측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최근 이슈가 되는 반값 등록금의 소요 예산도 많이 잡아야 2조원인데, 불법탈세석유를 잡는다면 더 많은 복지정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유류세 차등 부과가 세금 탈루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석유협회 이원철 상무는 "불법 탈세석유 유통의 원인은 석유의 생산원가는 같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세금이 차등 부과되는 데 있다"며 "석유제품은 육안으로 품질과 계량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금 탈루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의견들을 청취한 정부 관계자들은 국세청을 통한 불법 탈세석유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류세 동일 적용엔 어려움이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기획재정부 김형돈 재산소비세정책관은 "국세청도 여러가지 처리해야하는 문제가 많다"며 "매년 불법석유에 대해 얘기하고 조사하는 것이 한계가 있지만, 과거 사례 등을 참조해 조금이나마 불법석유 유통을 근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이관섭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석유에 붙는 세금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탈루 유혹이 생긴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하지만 세금을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