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하고 정확하게.. 더 잘할 수 있는 방법 끊임없이 고민"

이대아 제61회 세무사 시험 수석 합격자

1차 점수 : 재정학 92.5, 세법학개론 82.5, 회계학개론 75, 상법 92.5
2차 점수 : 회계 1부 164, 회계 2부 134, 세법 1부 142, 세법 2부 138

"아버지 추천으로 준비, 대학 3학년 마치고 휴학"

"수험기간 1년 5개월, 지적호기심 기반 '몰입' 덕분"

"강의 학습 후 나만의 방식으로 문제이해·해석 집중"

"틀린 문제, 분석 나아가 '다음 접근법' 시스템 고민"

안녕하세요, 저는 제61회 세무사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한 이대아(23세)라고 합니다. 다른 합격자분들의 수기를 보고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저도 이렇게 합격수기를 남길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연세대에서 전기전자공학과를 다니면서 진로 선택에 어려움을 겪던 와중 세무사이신 아버지의 추천으로 세무사시험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학부를 3학년까지 마치고 휴학해 1년 5개월(2023년 3월 ~ 2024년 8월)의 수험기간 끝에 합격하게 됐습니다. 시험 관련 정보 수집은 합격수기를 주로 활용했습니다. 초시 동차, 재시 동차, 유예, 3차, 4차, 직장병행 등 가리지 않고 수기를 봐뒀던 것이 수험생활 설계에 도움이 됐습니다.

1차 시험 점수: 재정학 92.5, 세법학개론 82.5, 회계학개론 75, 상법 92.5
2차 시험 점수: 회계 1부 164, 회계 2부 134, 세법 1부 142, 세법 2부 138

이하 1년 5개월 수험 기간 중 공부 방법.

1. 회계원리 및 세법 입문기간(2023년 3월)

회계원리(김재호T)와 세법입문(강경태T), 재정학입문(김판기T) 강의를 수강하며 이 시험이 적성에 맞는지를 고민했던 기간입니다. 회계원리 공부할 때 시산표, 재무상태표, 포괄손익계산서 그리는 연습과 분개 끊는 연습을 열심히 해둔 게 중급회계 들어갈 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2. 기본강의(2023년 4월~7월 중)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수험생활을 시작해 시간을 오전, 오후, 저녁 대략 3시간씩 3타임으로 쪼개 썼습니다. 일주일에 6일을 공부하고 주말 하루는 여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한 수면시간을 최소 7시간 이상 확보해두고, 20분씩 낮잠을 틈틈이 자는 등 지치지 않는 지속가능한 수험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루틴을 짜는데 공을 들였습니다. 세무사시험은 단거리 경주보다는 마라톤에 가까워서 지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잘 쉬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잘 쉬어둬야 해야 할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제가 수험생활 팁 중 하나는 '몰입'입니다. 지적 호기심으로 회계와 세법을 대하며 의문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재미를 들이려고 노력하며 수험기간을 보냈습니다. 진부하다고 느끼실 수 있겠지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공부가 즐겁게 느껴지며 별로 힘들이지 않고 실력 향상효과까지 볼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집에서 했으며, 모든 강의는 온라인으로 수강하였습니다. 이런 것들은 남들을 따라가기보다는 본인의 성향에 맞게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전에 재무회계(김재호T) 3강, 오후에 원가관리회계(김용남T) 3강 수강하고 남는 저녁시간에는 당일, 전날, 전전날 배운 내용 복습하고 객관식 교재(김재호T, 김용남T)를 풀었습니다. 복습할 때 원가관리회계 공부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으나 재무회계는 어렵고 암기도 잘 안돼서 분개라도 기억하자는 심정으로 분개 위주로 복습했습니다. 개념을 모두 다 잡으려다가 하나도 제대로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기간 동안 분개 기본기를 꾸준히 잘 닦아둔 것이 추후에 여러 문제풀이 기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기반이 됐습니다. 문제풀이 기법을 열심히 익혀 놓고 결국 2차 시험장에서는 모든 물음을 다 분개로 풀었던 걸 생각하면, 재무회계는 분개로 시작해서 분개로 끝나는 과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교도 좋지만 먼저 분개로 기본기를 잘 닦아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객관식 교재를 풀 때 원가관리회계는 잘 풀렸으나, 재무회계는 처음엔 잘 풀리지도 않고 많이 틀려서 답지를 보는 시간이 문제를 푸는 시간만큼 길었던 것 같습니다. 복습만으로도 시간이 꽤 부족했기 때문에 객관식 문제는 큰 기둥에 해당하는 내용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재무회계, 원가관리회계 완강 후에는 오전에 세법(강경태T) 3강, 오후에 재정학(김판기T) 혹은 상법(심유식T) 3강을 수강하고 남는 저녁시간에 당일, 전날, 전전날 배운 내용 복습하고 객관식교재(상법, 재정학)를 풀었습니다. 세법은 문제가 아예 안 풀려서 써머리 내용이 최대한 눈에 익도록 반복하여 보았습니다.

세법, 재정학, 상법 모두 양이 방대해 수업시간에 모든 내용을 100% 가져가겠다는 욕심을 부리다가는 아무것도 얻어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요한 부분이 어딘지 파악하고 전체 내용의 큰 줄기를 이해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잔가지에 해당하는 부분은 회독을 돌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었습니다. 세법은 세무회계 연습서를 풀어봐야 이해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당장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셔도 빠르게 연습서 강의로 넘어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3. 재무회계, 원가관리회계 동차 연습서 강의(2023년 7월 중~8월 초)

기본강의 완강하고 재무회계, 원가관리회계 기본서를 1회 정독한 후, 오전에는 재무회계 동차 강의(김영덕T) 3강, 오후에는 원가관리회계 동차 강의(김용남T) 3강, 저녁에는 그날 강의에서 강사님이 풀어주신 문제를 다시 풀어봤습니다. 재무회계는 제 실력이 부족해서 가능한 스스로 풀어보려고 시도하고, 안되면 나머지 부분은 보고 베끼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강사님이 풀 때는 쉬워보였는데 제가 풀면 안 풀리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강사님의 문제풀이방식을 제 방식대로 습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문제풀이는 결국 다 시각화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음에서 주어진 상황을 그림, 그래프, 표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가장 단순하게 시각화하는 방법을 고민하는데 시간을 투자했고, 결과적으로 강사님의 문제풀이 방식을 생각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제 방식대로 해석해 풀 수 있게 됐습니다.

4. 세무회계 유예 연습서 강의(2023년 8월 초~9월 중)

써머리(요약) 1회 정독한 후, 오전에는 세무회계 유예강의(강경태T) 3강, 오후에는 그날 강의에서 강사님이 풀어주신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 관련 써머리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저녁에는 재무회계 6문제, 원가관리회계 4문제씩 풀었습니다.

그날 강의에서 배운 세무회계 문제를 스스로 풀어보려고는 했지만, 잘 안풀려서 강사님의 풀이를 보면서 풀었습니다. 이럴 때마다 자책을 하며 다음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다짐하고 어떻게 하면 나도 강사님처럼 문제를 손쉽게 풀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강의를 아무리 들어도 결국 머릿속에 남는 건 제가 치열하게 고민했던 흔적들인 것 같습니다.

세무회계는 워낙 함정이 많아서, 강경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먼저 떠올리고 역으로 문제를 푸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예를 들면 '이 유형에서는 낼 만한(내가 낚였던) 함정이 3개가 있었지..' 생각하며 세 가지를 떠올리고 함정체크를 하며 풉니다. 이 프로세스가 익숙해지면 함정체크를 마치기 전에는 문제를 넘어가지 않는 습관이 생기고, 문제풀이 정확도가 올라갑니다.

5. 재무회계, 원가관리회계, 세무회계 연습서 회독(2023년 9월 중~10월 중)

재무회계(6문제), 원가관리회계(7문제), 세무회계(법10 소6 부4) 연습서 회독하고, 남는 시간에 세무회계에서 헷갈린 내용 위주로 써머리 개념을 정리했습니다. 1회독을 약 3주에 해내는 페이스로 공부했습니다. 재무회계, 세무회계는 동차생 문제만 풀고, 원가관리회계는 전수로 풀었습니다. 이전 회독 때 열심히 고민했던 게 도움이 돼서 이때부터 연습서 문제도 꽤 수월하게 풀리고, 본격적으로 공부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6. 손목 통증 -> 세법학 유예 강의 및 스터디가이드 회독(2023년 10월 중~12월 중)

손목이 조금씩 아파오더니 연습서 회독은커녕 양치질도 버거워져서 물리치료를 받으며 세법학(정병창T)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6강씩 수강하며 복습하고, 완강 후에는 스터디가이드(요약서)를 5회독 정도 했습니다. 이 때 세법학을 미리 공부해둔 덕분에 동차 기간에도 회계학에 꾸준히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회계학 1,2부 시험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처음 세법학을 수강할 땐 용어도 생소하고 이해도 잘 안됐는데 그냥 참고 반복해서 읽다보니 어느 정도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주요 논제 위주로 정리하고, 지엽적인 부분은 주요 논제를 이해한 후에 서서히 챙겨갔습니다.

7. 객관식 교재 회독(2023년 12월 중~2024년 5월 초)

재무회계(기베, 재파) 30문제 – 1.5h
원가회계(김용남T객, 임세진T기출) 30문제 – 1.5h
세법(이철재T) 법40 소30 부20 국기12 +국세징수법, 조세범처벌법 – 3h
재정학(재정학연습, 10개년기출) 40문제 - 1h
상법(정인국T, 심유식T) 40문제 – 1h
나머지 시간에 써머리/재정학 기본서/상법 기본서 복습

아직 손목이 안 나아서 기억력과 왼손 계산기에 의존해 답을 내는 훈련을 했고 그게 안 되는 문제는 눈으로 흐름만 쫓아갔습니다. 일반적으로 객관식 교재가 연습서보다 지엽적으로 나오는데, 1차 때 객관식 교재를 전수로 공부해두었던 것이 회계학이 지엽적으로 출제된 올해 2차 시험에서도 큰 힘이 됐습니다. 객관식 교재를 공부할 때는 문제풀이의 숙달과 함께, 회계와 세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객관식 교재 총 회독 수는 재무회계 5회, 원가관리회계 5회, 세법 5회, 재정학 8회, 상법 8회 정도입니다.

8. 연습서, 스터디가이드 회독(2024년 5월 초~8월 초)

손목이 어느 정도 괜찮아져 통증이 참을만 해졌고 5월에 양도소득세, 퇴직소득세 7월에 합병, 분할, 연결 강의를 수강한 것 외에는 연습서 및 세법학 요약서 회독만 돌렸습니다.

재무회계(6) - 1.5h
원가회계(4) - 1h
세무회계(법10 소6 부4) - 2.5h

세법학 2세목 + 조세특례제한법 20분[동차GS모의고사 나올 때마다 풀고, 강의평으로 복습]
일주일에 한 번은 기출문제(+주민규T 파이널교재)를 시간재고 풀어보는 방식으로 실전연습을 했습니다. 마지막 1달 반은 연습서 문항을 3의 배수 단위로 잘라서(1번 4번 7번, 2번 5번 8번, 3번 6번 9번 순) 풀었습니다.

연습서 공회전을 방지하기 위해, '오늘 내가 새로 깨달은 사실이 없다면, 오늘 공부는 실패다'라는 생각으로 회독을 돌렸습니다. 이미 풀어본 문제를 다시 맞히는데 굳이 힘을 빼기보다는, 문제의 출제원리를 분석하면서 회계, 세법에 대한 이해도를 올리는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실제로 푸는 족족 문제가 다 맞던 날은 공회전이 돌아가는 듯 머리에 남는 게 없고, 문제를 자주 틀리거나 막히는 날에는 실력이 향상됨을 느껴서 정답률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틀린 문제나 막힌 문제는 패배요인을 분석하고, 다음에는 접근법을 어떻게 바꿀지(중요!) 고민하고 적용하는 식으로 극복했습니다. 왜 틀렸는지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음에 틀리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합니다. 저는 시스템적인 해결책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월할상각을 하지 않아 틀렸다면 두 가지 피드백이 가능한데, '다음에는 꼭 월할상각을 신경 써서 풀어야지'보다는 '다음부터는 1년 상각도 그냥 12/12를 곱해서 무조건 월할상각을 하는 습관을 들이자'가 더 나은 피드백입니다. 애초에 실수를 할 수가 없는 문제풀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낫습니다)
 
여러 번 반복하는 실수는 별도의 노트에 적어두고 하루 공부를 마무리하며 복기했습니다. 제가 실수를 복기할 때 충격요법으로 뇌에 각인이 잘 되는 편이라 자주 보는 게 효과가 좋았습니다. 동차 기간에 슬럼프가 짧게 자주 왔었는데, 슬럼프는 실력 향상의 징조라고 생각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었고, 마지막 스퍼트를 버텨내는데만 집중했습니다.

세법학은 스터디가이드로 한 번은 그냥 정독하고, 한 번은 키워드 위주로 먼저 떠올리며 속독하는 방식으로 회독을 돌렸습니다.

(제 스터디가이드의 '실질과세 원칙' 제목 옆에는 '개요, 취지, 유형3가지'라고 적어뒀습니다. 실질과세 원칙이라는 제목을 보고 개요, 취지, 귀속에 따른 실질과세, 거래내용에 따른 실질과세, 경제적 실질에 따른 실질과세에 대해 줄줄 외고, 잘 외웠는지 빠뜨린 내용은 없는지 확인하며 책을 읽습니다)
 
세법학 모의고사는 집에서라도 꼭 보시기 바랍니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부분들도 막상 작성하려고 하면 막히는 경우가 꽤 있어서 메타인지에 도움이 됐습니다. 막판에는 AB주제 및 동차GS모의고사에 나온 주제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동차 기간동안 공부량은 재무회계 4회독(동차문제), 원가관리회계 3회독(필수문제), 세무회계 4회독(동차문제), 스터디가이드 15회독입니다.

◆ 후기

돌이켜 보면, 수험생활 내내 고민을 많이 했던 게 합격에 도움이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려운 유형의 문제를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풀 수 있을지 고민을 계속하다 보니 시험날이 왔고, 제가 어려워했던(고민을 많이 했던) 문제유형들이 주로 나와서 운 좋게 괜찮은 성적을 받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 하나는, 자신 있다고 여기고 별 고민 없이 공부했던 원가관리회계에서는 기대치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원가도 치열하게 고민하며 공부할 것 같습니다.

공부법에는 정답이 없다고 봅니다.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다 보면 누구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