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불참 선언'에 일부 여당의원까지 빠져 '정족수' 부족
지난주 인사청문회를 마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30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고자 했으나, 여야 의원들의 정족수 부족으로 회의를 열지 못했다.
박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에 문제를 제기한 야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일부 여당 의원들까지 여러 가지 일정문제로 불참하면서 회의를 열지도 못했던 것.
26명의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 중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16명이나 되지만, 14명만 참석하면 되는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한나라당 이혜훈, 유일호, 정양석 의원이 개인일정 때문에 사전에 불참을 통보했고, 최경환 의원은 참석의사를 밝혔음에도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참한 상당 수 여당의원들이 박 후보자의 자질에 크게 부정적이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날 정족수 미달사태는 일정 조율을 제 때 하지 못한 해프닝에 가까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상적인 장관 임명절차를 위해서는 인사청문요청서가 국회에 도착한지 20일째가 되는 31일까지 보고서를 채택해야만 하는 상황.
현재 기획재정위는 이날 밤 10시나 다음날인 31일 오전 10시에 회의를 재소집하는 안을 놓고, 참석가능한 의원의 수를 따져보며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국회 개원기념행사가 열리는 31일 오전보다는 이날 밤이 유력하다.
여당의 단독처리로도 충분히 보고서 채택이 가능할 것으로 봤음에도 갑작스러운 변동상황이 발생하면서, 신임 장관을 맞이하려는 기획재정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방문규 대변인은 "오늘 중으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되지 않게 될 수 있다"며 "국무회의와 취임식 등 장관 일정이 모두 변동될 수밖에 없다. 어느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할지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방 대변인은 이어 "일단 내일(31일) 국무회의까지는 윤증현 장관이 참석할 것 같다"면서도 "현재 일정대로라면 수요일(6월 1일) 경제정책조정회의부터는 신임 박 장관이 주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의원들은 인사청문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도덕성 문제를 비롯해, 부족한 경제부처 공직경험에 따른 자질문제, 실패한 MB노믹스 고수 등을 문제점으로 제기하며,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