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작은 사업을 하는 A씨는 올해 23살인 아들 B씨에게 계좌 이체를 통해 현금 5000만원을 증여하기로 결심했다.
A씨는 합법적 증여를 위해 ▲증여재산 및 평가명세서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 및 자진납부 계산서 ▲증여세 자진납부서 ▲가족관계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꼼꼼히 챙겨줬고, 납세대상자인 아들 B씨는 3개월 내에 자진신고 절차를 밟아 세금을 완납했다.
'모범납세의 ABC' 라고 할 정도로 완벽한 납세 의무를 절차를 밟았던 A씨 가족.
그러나 문제는 B씨에게 돈이 옮겨간 이후 벌어졌다. 당장 A씨가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된 것이다.
곧 다가올 어음 만기일을 생각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기본적으로 본인 돈이라는 생각이 앞섰다면 증여했던 돈을 자식에게 부탁해 꺼내 쓸 수도 있지만, A씨는 자식도 법적으로는 엄연히 '남'인 만큼 5∼6%의 은행대출금리 수준의 이자를 주고 6개월∼1년간 돈을 다시 빌려 쓰기로 했다.
일단 급한 불을 끈 A씨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아들 B씨에게 이자를 주고 다시 빌린 5000만원이 '재증여'로 인정되느냐의 문제.
만약 과세당국이 이를 재증여로 판단할 경우, A씨 부자는 꼼짝없이 증여세를 2번 납부해야 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 고민하던 A씨는 조심스럽게 국세청의 문을 두드렸다.
□ 자녀에게 증여한 돈, 다시 빌렸다면?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A씨의 이 같은 걱정은 단순한 '기우'에 불과하다.
국세청은 A씨가 요청한 질의에 대한 회신을 통해 "소비대차계약에 의해 부모가 자녀로부터 자금을 일시 차입해서 사용하고 이를 변제한 사실이 객관적 증빙에 의해 확인되는 경우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확실한 '증빙'서류를 구비해야 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가족 간의 금전관계라도 대차계약인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채무부담계약서, 이자지급사실, 담보제공 및 금융거래내용 등의 증빙서류가 필요하다.
성실납세는 물론 다가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소액의 용돈은 제쳐두더라도 가족 간에도 일정규모 이상의 '거금'이 오갈 때는 금전거래 증빙을 확실히 해야 '뒤탈'이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참고 질의회신 : 재산세과-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