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회계사회·회계학회, '무형자산과 영업권 평가절차' 심포지엄 개최-
권기정·김종일 교수 주제발표, "공정가치평가 신뢰성 위해 감독강화 돼야"
금감원, "올 회계감독 방향-예방적 감리…공정가치평가 '외부패널제' 준비"
국내 각계 회계전문가들이 IFRS 도입에 따라 '무형자산과 영업권의 공정한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한국회계학회가 28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주최한 '무형자산과 영업권의 평가절차 및 평가기법' 심포지엄에 참석한 각계 회계전문가들은 IFRS 도입으로 공정가치에 대한 평가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며, 이를 위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김종일 교수(가톨릭대)는 이날 '무형자산과 영업권의 평가절차 및 평가기법'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마케팅, 고객, 기술 등의 무형자산이 국제회계기준이 제시하고 있는 원가접근법, 이익접근법, 현금흐름할인법 등 여러 평가기법들 중에서 어느 것에 해당될 수 있는지 정리해 설명했다.
그는 "이들 평가기법 중 실무적으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할인율'과 '로열티율'"이라고 밝혔다. 기업으로서는 이 비율을 어디까지 정하느냐에 따라 추가적인 리스크를 감당해야 되는 부분이 발생하므로, 필연적으로 기업의 자의적인 판단이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권기정 교수(한밭대)는 "현재 IFRS에서는 기업이 공정가치를 평가할 때 가정한 근거 등에 대해 자세한 공시를 요구하고 있으나, 금감원의 점검 결과 이 부분에서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공정가치 평가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상당한 수준의 공시관행이 정착돼야 하고, 이를 위해 감독강화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또 회계법인들 간 치열한 수임 경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공정가치 평가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는 일부 회계법인의 저가수임으로 감사 품질이 저하되는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
그는 "최근 일부 회계법인들이 낮은 단가에 업무를 수임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업무를 맡기는 기업입장에서도 사후 법적 책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여, 평가법인 선정 시 가격보다는 적격성과 경험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제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는 공정가치평가 제고를 위해서 선행돼야 할 개선점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양동훈 한국회계학회 이사(동국대 교수)는 "기업의 공정가치 평가결과가 이익조정의 도구로 사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평가자의 자의적인 판단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평가자에 대한 객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박대준 삼일회계법인 상무도 "평가자는 해당산업 전문가이며 회계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평가자의 객관성 확보에 중점을 뒀다.
또 그는 "실제로 무형자산의 평가 과정에서 경영진(인수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무형자산 평가를 통해 기업의 영업이익을 '좌지우지'한다고 보여지지만, 실제로 경영자의 의도는 이와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김훈 LG 재경팀 부장은 "여태껏 한국에 공정가치 회계가 소개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한국에서 인식이 부족했던 것은 한국의 기업은 실적이나 성과 측정이 지나치게 손익기준으로 돼있고, 공정가치 회계는 '자산손상' 문제와 맞물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평가절차상 감리가 필요하다"며 "과연 기업이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공정하게 자산을 평가했는가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석일 금융감독원 IFRS팀장은 "올해 회계감독 방향은 'IFRS 재무공시 충실화'이고, 이를 위해 결과보다는 사전 예방적인 지도 감리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공정가치평가전문가의 범위나 종류가 어디까지인지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제도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무형자산이나 영업권의 평가는 그 절차가 복잡하므로, 많은 전문가가 참여해야 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를 위해 '외부패널제도'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