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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대·중소기업이 말하는 '세제장벽'②

또 불거진 '임투' 폐지논란…기업들 "어찌하오리까?"(上)

조세일보 | 한용섭 기자 2011.07.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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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창출공제로 고용증가 노린다?…실효성 없음 '검증'
노동집약→기술·자본집약…"고용·투자 연계 어렵다"

정부는 최근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2011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과제'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책·제도를 고용유인형으로 개편하겠다"며 "고용창출 유인 강화를 위해 투자세액공제제도를 개편해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임시투자세액공제(이하 임투공제) 제도를 폐지하고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로 전환하려 했다가 여론과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던 정부가 사실상 다시 한번 이를 강력하게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매년 반복되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논란이 올해도 어김없이 재연되고 있지만, 상황이 지난해에 비춰 달라진 것은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도 정부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 지난달 말 열린 당정협의 자리에서 "대기업을 편중 지원하는 임투공제는 고용창출 요인을 감안해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금이라는 당근책을 이용해 투자와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다는 커다란 명분을 위해, 정부와 여당이 힘을 합쳐 올 세제개편에선 반드시 이를 관철시키겠다는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 고용창출공제로 고용증가…안 되는 것 보고서도 '왜?' = 정부는 지난해 말 임투공제의 공제율을 4∼5%로 낮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이하 고용창출공제)를 신설해 현행 설비투자에 대해 고용증가인원당 1000만원(청년 고용의 경우 1500만원) 한도 내에서 투자금액의 1%를 법인세·소득세에서 추가 공제토록 했다.

임투공제를 폐지하고 고용창출공제로 전환하려 했다가 여론과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고용창출공제는 1% 공제라는 명맥만 유지하는 쪽으로 타협점을 찾게 된 것.

고용창출공제라는 세금혜택이 목적한 정책효과를 거두려면 세금혜택이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늘려 세금혜택을 받으려는 유인효과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투자를 늘리면 고용이 늘어나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금혜택이라는 당근정책을 이용해 투자와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금혜택이 크면 투자를 늘린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 세금혜택을 받으려고 고용을 늘린다는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가 앞서 고용을 늘린 기업에 대해 고용증대세액공제제도를 도입해봤지만, 실제 아무런 고용증대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던 사례만 확인될 뿐이다.

또 정부의 의도대로 투자와 고용을 연계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일자리 창출과 조세정책'이라는 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를 짚어냈다.

예산정책처는 보고서에서 "기계장치 등 사업용 자산투자가 이뤄질 경우 해당 장치 운용을 위해 고용을 증대시킬 수도 있지만, 오히려 해당 장치로 인해 고용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가 바로 고용으로 이어지는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닌 노동절약 및 기술·자본집약적 사업에서는 오히려 설비투자가 고용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세금감면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 조세전문가는 "투자와 고용이라는 정책효과가 동시에 달성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고용창출공제에 대한 실효성을 분석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용창출공제 제도는 올해 고용을 늘린 기업부터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어떤 정책효과가 있었는지는 내년에나 확인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상황이 바뀐 일도 없었는데 기존 제도의 정책효과도 따져보지 않고, 무슨 명분으로 섣부른 정책부터 서두르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결국 조세제도로는 고용을 늘릴 유인효과가 적은 만큼 정부가 진정 일자리창출 등 고용을 늘릴 정책을 펴고 싶다면 '청년인턴제' 등의 '보조금' 형식의 제도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한국 설비투자증가율 OECD 국가 1위…임투공제 효과 검증 = 합리적인 투자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임투공제제도를 폐지하려는 근간에는 정부와 여당의 대기업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른바 MB정부 들어 성장가도를 걷고 있는 대기업들이 '고용없는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본 것.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언급한 "대기업이 돈만 쌓아두고 투자와 고용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는 발언은 '대기업 불신'이 어느 정도 수위까지 올라와 있는지 가늠케 한다.

그러나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OECD 통계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의 2010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21.3%(명목기준)으로 OECD 23개 국가 중 가장 높다.

설비투자활동이 전체 경제성장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설비투자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2010년 2.3%p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6.2%임을 감안하면 설비투자가 경제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임투공제 폐지 시 기업들의 세후투자수익률을 악화시켜 약 1.9조원 가량의 투자여력이 상실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후기대수익률이 낮아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과연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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