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루세액 1600억원 징수하라" 통보
일부 외국법인 등이 조세조약상의 제한세율 혜택을 받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하거나, 거주지국을 위장해 국내 원천징수 세액 1600억여원을 탈루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거래 과세실태 감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해낸 감사원은 29일 국세청에 탈루세액을 추징하라고 통보했다.
이날 감사원에 따르면 남대문세무서는 지난 2007년 12월과 2009년 7월 국세청 본청의 지시를 받아 B주식회사가 독일 소재 출자자인 C·D 2개사에 지급한 배당의 원천징수에 대한 적정성을 점검했다.
한·독 조세조약을 보면 배당수취인이 배당 지급법인 자본의 25% 이상을 직접 소유한 법인인 경우엔 5%, 이에 해당되지 않으면 15%를 적용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업운영에 대한 적정한 경제적 이유없이 조세조약상 혜택을 받기 위한 변칙 거래에는 제한세율 적용을 배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이 배당을 수령한 출자자들의 법인 성격을 점검한 결과, 해당 출자법인들은 독일 소재 A가 국내 ㄱ 빌딩에 투자할 목적으로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로, 국내 부동산 투자 직전에 설립됐다.
따라서 종업원은 없었고, 국내 부동산 투자 이외의 다른 사업 활동도 전무했다. 주소나 등재이사 및 연락처는 A와 동일했다.
이에 법인인 C·D에 지급하는 배당의 경우 실질적인 수령자가 A이고, A는 법인이 아니므로 15%의 세율을 적용하되, 조세조약상의 제한세율 혜택을 받기 위해 변칙 거래를 했으므로 25%의 세율을 적용해 원천징수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ㄱ 빌딩 외 ㄴ 빌딩도 이같은 방식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 우회 투자한 A에게 지난 2006년부터 2008년 부동산 매각시까지 배당으로 총 4336억여원이 지급됐는데도 남대문세무서는 5%의 세율을 적용해 원천징수, 결과적으로 가산세 86여억원이 포함된 법인세 총 949억원을 부족하게 징수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감사원은 "A로부터 부족 징수된 법인세 949억여원을 추가 징수하도록 하라"며 국세청장에게 시정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날 거주지국 위장을 통한 법인세 탈루 사례도 적발해내 과세당국에 시정을 주문하기도 했다.
E유한회사는 지난 2002년 미국 소재 본사와 컴퓨터 프로그램 순매출액의 39%를 라이선스 수수료로 지급하는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뒤 2008년 1월까지 이를 지급하고, 15%를 적용해 원천징수했다.
해당 수수료의 수익적 소유자가 미국 거주자인 경우 15%를 적용한다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및 '한·미 조세조약'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아일랜드 거주자인 경우 비과세하도록 한 '한·아일랜드 조세조약'에 주목, 2008년 2월부터는 지급처만 아일랜드 소재 법인으로 계약을 변경한 후 2010년 8월까지 총 3832억여원의 수수료를 지급한 데 대한 원천징수를 이행하지 않았다.
그 결과 관련 수수료의 수익적 소유자는 미국 소재 본사인데도, 이에 대한 법인세 629억여원(가산세 54억원 포함)이 부족하게 징수됐다.
이에 감사원은 삼성세무서장에게 "E유한회사로부터 부족 징수된 법인세 629억여원을 추가 징수결정토록 하라"고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