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의원들이“비상장기업에 대한 회계법인 교체 의무화”를 뼈대로 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주무부처인 재경부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 주목된다.
민주당 조재환 의원을 비롯한 21명의 의원들은 15일 "회계법인이 자산규모 70억 이상의 법인중 비상장기업에 대해 9년 연속감사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는 내용의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중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재경부는 의원들이 제출한 법률안에 대해“실효성이 없는 방안”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추후 국회 심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제출된 법률안에 따르면 회계법인인 감사인이 주권상장법인 및 협회등록법인의 경우에는 6개 사업연도, 그 밖의 회사(비상장법인 등)에 대해서는 연속하는 9개 사업연도를 초과해 감사를 진행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주권상장법인 및 협회등록법인의 경우 6년 연속 감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것은 지난달 입법예고 된 정부의 회계제도 개혁안과 일맥 상통하는 내용. 그러나 비상장법인에 대해서도 회계감사를 9년이상 연속으로 못하게 한다는 내용은 이번에 의원들에 의해서 추가된 것으로 이에 대해 재경부가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
재경부 증권제도과의 관계자는 “상장기업 등에 대해 회계감사인 교체를 의무화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며“외감법상 자본금 70억 이상의 상장·비상장 기업에게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상 강력한 규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상장기업 등 공개기업에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는 것은 다수의 투자자를 보호하자는 측면”이라며“비상장 법인은 외감법상 회계감사 대상 기업이더라도 공개적인 주식거래 등 투자자 보호의 필요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가 규제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관계자는 또“비상장 기업에 대해 일일이 제재를 가하지 않는 다는 것이 재경부의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회계제도 개혁안 중 회계법인 정기교체와 관련한 예외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경부는‘不可’를 선언했다.
재경부 관계자는“회계감사인 교체 의무화도 이례적으로 규제를 강화한 것”이라며“규제만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예외규정 삭제와 관련해 어떠한 것도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현재 회계제도 개혁안에는 6년마다 회계감사인을 교체토록 의무화 하고 있으나 감사위원회 및 감사인선임위원회 전원동의를 얻는 경우, 다른 회계법인과 공동감사를 받을 경우 등 회계투명성이 담보된 기업은 주기적인 회계법인 교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조항을 달아 놓았다.
그러나 증권업계 및 시민단체 등은 감사위원회가 대기업 총수와 친분관계로 얽혀 있는 등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예외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개혁안을 퇴색시키는 것이라며 삭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