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9일 증권분야 집단소송제 도입과 관련 "분식회계 부분은 상장 기업중 자산 2조원을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되 주가조작 등의 부분은 자산 규모와 상관없이 전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소송 분야에 관계없이 우선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제를 시행하겠다던 당초 정부 입장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다만 분식회계에 대한 적용 유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경 편성에 대해선 "현재 가용재원인 2조3000억원을 초과하는 추경편성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을 통해 최근 경제현안 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집단소송제 도입할 때 과거 분식회계에 대해 유예기간을 준다든지 법 적용을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며 분식회계 적용 유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대기업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을 통해 스스로 분식회계 문제를 시정할 기회가 있었지만 중소기업 등 여타 기업은 그렇지 못하다"며 "분식회계 관련 집단소송제 적용 대상을 2조원 이하 기업으로까지 확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주가 조작 등에 대해서는 자산규모와 관계없이 전체 상장기업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추경편성과 관련 김 부총리는 "올해 세입사정이 좋아 세입여유가 있다"면서 "현재 가용재원이 2조3000억원을 초과하는 추경 편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전쟁 이후 유가가 안정되고 있고 농산물 가격이 하락해 당초 목표로 삼았던 3%대 전후의 물가 안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추경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활성화대책과 함께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으며 향후 추이를 보면서 추가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저금리 시대에 주택자금 대출이 급증하지 않도록 하는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금리인하와 관련 "재정정책과 조화롭게 추진된다면 경기 진작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다"며 "소비 및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차에 대한 경유세 인상분 보조금 전액 지급과 관련 "연간 1800억원이 추가되면서 공적자금 상환계획상 에너지세제개편에 따라 조달될 세수 14조1000억원 중 1.3%가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이는 투기성 음성 탈루소득, 변칙 상속·증여세에 대한 과세 등을 적극 활용해 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 문제에 대해선 "카드사들의 증자 및 자구 노력이 계속된다면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다만 신뢰 회복에 실패한 카드사들은 관련 법령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 전력, 가스 등 망산업에 대해서는 일부 선진국에서도 실패 경험이 있는 만큼 깊이있는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SK글로벌 처리 문제와 관련 "현행 법령의 틀 속에서 채권단과 SK글로벌, 주주들이 협의해 결정할 문제로 현행 법 테두리 내에서 된다면 수용할 자세가 돼 있으며 계열사 지원문제도 수용할 수 있다"면서 "다만 채권단 등의 결정에 따라 금융시장 및 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대우 사태때 협력업체를 지원한 것 등을 고려해 지원책을 강구하는 등 부작용에 따른 대책은 사전에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차 기준 조정유예 기간 논란에 대해선 "일반적으로 차량 기준을 변경할 때 3년정도를 둬 왔지만 이번에는 GM대우차가 투자회수 기간 정도의 유예를 바라고 있고 하청업체들도 고려해야 한다"며 유예기간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