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겨울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오색 조명 사이로 은은한 캐럴송이 흐르는 연말 시즌, 올해도 꽁꽁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줄 빨간 구세군 '자선냄비'가 거리로 나왔다.
지난 1928년 12월15일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해 매년 12월마다 거리모금 행사를 이어온 구세군 자선냄비는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의 대표적 상징으로, 올해도 거리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와 함께 따뜻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한 노신사가 자선냄비 거리 모금 역대 최고액인 1억1000만원을 기부하며, 모금액이 벌써 14억3000만원을 훌쩍 넘는 등 올해 목표액 45억원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최근 추운 날씨로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따뜻한 손길이 이어짐과 동시에 매년 겨울 직장인들 사이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르는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면서, 각종 기부금 소득공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따로 시간을 내 기부하기가 쉽지 않은 바쁜 직장인들이 출퇴근 길에 놓여진 빨간 자선냄비에 기부한 작은 정성도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국세청에 따르면 종교단체 구세군의 자선냄비 모금액은 지정기부금에 해당, 연말정산 시 기부금 소득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자선냄비 기부금은 개인의 경우 30%,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사업자 및 기업들의 경우 1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실제로 지난해 구세군 자선냄비 총 모금액 42억원 중 약 8%에 해당하는 3억1000만원 가량은 소득공제 혜택을 통해 기부 천사들의 호주머니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모든 기부금에 적용되는 소득공제 요건과 같이 자선냄비 모금액도 연말정산시 기부행위 증명이 가능한 '영수증'이 필수다.
구세군에 따르면 기업 차원의 대규모 기부나 개인들의 전화·온라인·계좌이체 등 기부자가 명확한 기부금은 '구세군 자선냄비(www.jasunnambi.or.kr)' 홈페이지 등에서 영수증 발급이 가능하다.
다만 거리에 마련된 자선냄비에 기부한 금액은 거리를 지나는 수많은 기부자들에게 별도의 영수증 발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도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올해부터 구세군 자선냄비를 비롯한 지정기부금 소득공제 한도가 기존 근로소득금액 20% 이내에서 30%까지 늘어나, 연말정산시 지난해보다 10%p 가량 많은 기부금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부금 공제대상 부양가족 범위도 기존 기본공제대상자에 해당하는 배우자 및 직계비속이 지출한 기부금에 더해, 직계존속 및 형제자매 기부금까지 확대됐다.
종교단체 지정기부금은 종전과 동일하게 근로소득금액의 10%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가 가능하며, 정치자금 기부금은 소득금액의 100%까지 공제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해 소득공제 받은 근로자는 적발시 40%의 신고불성실 가산세를 내야하며, 허위영수증 발급 기부금 단체 또한 고발 조치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