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자 관련 과징금 부과고시 제정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중소납품업체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상품권을 강매하는 각종 불공정 행위에 대한 '과징금' 상한선이 대폭 확대된다.
특히 납품업체에게 상품권을 강매하거나 판촉사원의 인건비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더 이상 솜방망이 처벌 수준이 아닌 납품업체에게 실제로 전가시킨 부담규모를 넘어서는 과징금이 부여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개정된 대규모유통업법을 반영해 이와 같은 내용으로 새로운 과징금 부과고시를 제정, 오는 28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고시 제정으로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에 부과되는 과징금상한선이 기존 매출액의 2%에서 '납품대금 또는 연간임대료의 범위 내'로 강화됐다.
예컨대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게 총 10억원의 상품을 납품받은 뒤, 정당한 사유 없이 감액하거나 반품시킨 경우, 그동안 매출액의 2%인 2000만원 범위 내에서 과징금이 부과됐지만, 앞으로는 납품대금 전체인 10억원의 범위 내에서 부과된다.
특히 납품업체들이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던 판촉사원 인건비 전가행위나 다른 유통업체와의 거래방해 행위는 물론, 위반행위 수가 2개 이상이거나 피해업자 수가 30개 이상인 경우 등에 대해선 예외 없이 강화된 과징금 룰이 적용될 계획이다.
또한 정당한 이유 없이 상품권을 구입을 강요하거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행위, 입·퇴점 강제 및 계약기간 중 판매수수료 및 장려금률 인상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도 앞으로 원칙적으로 과징금이 부과된다.
구체적인 과징금은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납품대금 또는 관련 임대료의 20~60%선에서 결정되며, 관련 납품대금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는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5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상황에 따른 과징금 가중, 감경사유도 구체적으로 마련됐다.
고시에 따르면 법 위반기간 1년을 초과 시 그 기간에 따라 과징금 산출액의 10~50%가 더해지게 되며, 과거 3년간 법위반 횟수가 3회 이상이거나 벌점이 2점 이상인 경우에는 20~50%, 조사거부·보복행위는 30%, 고위 임원의 법 위반 관여는 10%씩 각각 과징금이 가중된다.
반면 자진시정(20~40%)이나 조사협력(15~30%),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운용(10~20%)등의 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는 각각 정해진 범위 내에서 과징금이 감면된다.
정진욱 공정위 가맹유통과장은 "업체의 과징금 부담능력, 부당이득 규모 등을 감안해 조정금액에 대한 감액이 이뤄질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최종 과징금 부과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로 유통 분야의 고질적 병폐인 판촉사원 인건비 부담 전가나 상품권 강매,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행위가 크게 억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