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선거인단 모집과정에서의 사망사건으로 모바일 투표의 폐단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민주통합당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그간 모바일 투표만이 돈 선거와 동원·조직 선거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시작도 전에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었다. 예비후보들의 숫자가 상당히 많고 선거인단 등록도 본인인증을 거쳐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인 만큼 경선이 과열될 것이란 것은 애초에 예견됐었다.
특히 후보들이 많은 호남 지역에서는 모바일 투표 승리가 곧 공천인 만큼 예비후보들이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었다.
사무실에 PC 20대를 차려놓고 선거인단을 모집하거나 노트북을 들고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등록을 해주는 일이 다반사다. 심지어는 이 과정에서 선거인단을 불법으로 모집하다가 적발돼 결국 투신까지 한 조 모씨 사건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일단 당 지도부는 모바일 투표를 일단 밀어붙이겠다고 하고 있다. 이미 선거인단 모집 기간이 29일로 하루밖에 남지 않았을 뿐더러 모바일 투표는 현 지도부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신경민 대변인은 28일 "모바일 투표는 현 지도부의 브랜드이자 트레이드 마크"라며 "이를 유턴할 수는 없다. 방법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당은 연일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즉시 후보 박탈 등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하지만 약발이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당에서 내놓는 대책은 사후약방문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은 "총선은 양식 있는 후보자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공직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으로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모바일 투표라는 제도 자체를 포기하자는 것은 본질을 전도한 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후보자의 도덕성에만 기대 모바일 투표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불법 선거인단 모집과 관련한 제보들이 접수되고 있고, 조직선거를 타파하겠다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못하고 있어 당내 불만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