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모두 4·11 총선에서의 주요전술로 복지를 택했다. 그만큼 정치권의 복지 논쟁은 뜨겁다. 이에 덩달아 조세제도까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복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이 조세제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격전을 예고하고 있는 여야의 복지 재원마련 공약 중 '조세 분야'를 중심으로 4회(양당 전문가 인터뷰 포함)에 걸쳐 심층 진단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 편집자 주- [기사 연재 순서] ■ [上] 복지·조세 전쟁 발발, 국민들은 행복할까? ■ [中] 전쟁자금, 어떻게 마련하나 ■ [下] 여야, 공(公)수표인가, 공(空)수표인가 ■ [인터뷰] 새누리당·민주통합당 전문가 인터뷰 |
◆ 복지·조세 전쟁 발발, 국민들은 행복할까? 4·11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아리송한 전쟁이 일어났다.
여야 모두 국민들에게 '요람에서 무덤까지' 걱정 없이 살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서로 더 많이해줄 테니 표를 던지라 한다.
국민으로서는 참 행복한 고민이다. 무상보육에 무상급식, 무상의료에 이어 반값 등록금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 완벽하게 책임지겠다고 한다. 그 대신 국민은 표만 던져주면 된다. 나머지는 정치권이 알아서 한단다.
'복지를 강화하면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게 아닐까'라며 걱정하는 표심에게도 안심하라고 한다. '국민들 주머니에서 돈을 더 내라고 하지 않아도 복지는 충분히 가능'하단다. 참 듣기 좋은 말이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내놓은 복지 재원 마련 대책은 허울뿐이며 우리가 제대로 된 재원 마련 방안을 내놨으니 허울에 속지 말란다.
여기서부터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도무지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정부는 이들의 복지 정책이 '포퓰리즘'이라면서도 영유아 보육 정책에서는 정치권을 따라한다.
전문가들의 말도 저마다 다르다. '복지 확대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목표이지만 여야의 재원 마련 방법이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라는 물음에는 속 시원히 대답해주는 전문가가 없다. 이럴 땐 "누구 말이 맞나?" 물으러 점술가라도 찾아가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 4·11 전쟁의 실탄은 무엇? =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여의도 대전의 실탄으로 '복지'를 들고 나와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있다.
양당의 실탄은 그 크기도 모양도 내용도 가지각색이다. 어떤 실탄이 더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양적 승부다.
실탄의 종류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보육과 교육, 일자리, 의료, 노인 복지 등이다.
여기서 여야 모두가 공을 들여 만든 실탄이 바로 무상보육이다. 이 실탄은 여야에게 강적인 30대 신혼부부들의 마음을 잡기에 딱 좋다.
새누리당은 만 5세 이하 전계층의 영유아에게 월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 혹은 보육비를 지원한다.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다. 만 5세 이하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말만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이지 내용은 똑같은 셈이다.
이에 더해 새누리당은 뇌수막염과 페렴구균 등 필수예방접종 항목을 확대하는 실탄을 내놨다. 이에 질세라 민주통합당은 13세 미만 아동의 필수예방접종을 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한다. 이것만 보면 민주통합당의 실탄이 더 좋아보인다.
그 다음이 20대의 청년은 물론 청년들의 부모세대인 40~50대를 공략한 '교육' 실탄이다.
새누리당은 고등학교 무상·의무교육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대학 등록금은 국가 장학금 추가 지원으로 부담을 완화한다. 학자금 대출이자는 3.9%에서 2.9%로 인하한다.
민주통합당도 고등학교 의무교육 확대 정책은 새누리당과 똑같다. 현행 ICL 학자금 대출과 일반상환학자금 대출을 '등록금 후불제'로 통합해 이자율을 인하하는 것도 비슷하다. 다른 점은 '반값 등록금'을 명시했다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 실탄은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전 연령을 공략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청년창업활성화를 위해 엔젤투자펀드를 확대하고 중소기업 취업자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 또 정년을 60세로 늘려 안정적인 노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한다.
민주통합당도 정년을 60세로 늘리겠다는 공약은 같다. 청년일자리 활성화를 위해선 새누리당과 달리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묻는 방식의 정책을 찾았다. 300인 이상 사업체에 매년 3%의 청년미취업자 추가 고용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어 의료와 노인 복지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두 가지의 실탄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건강 문제는 노인층에서 많이 불거지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노인 틀니와 항암제 등 필수의료와 중증질환에 대해 건강보험급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민주통합당은 75세 이상 노인에게는 전부틀니뿐만 아니라 부분틀니까지 지원하고 65~74세 노인에게는 급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까진 비슷하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건강보험급여를 90%까지 확대하고 입원비의 본인 부담금을 소득수준에 따라 100만~200만원으로 인하하기로 하는 등 더 파격적인 복지 실탄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