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계대출억제에 상호금융 '풍선효과'
건전성 등 지표는 아직 '양호한' 수준
농·수·축협 등 상호금융조합의 경영 상태에 위험신호가 들어왔다.
정부 등 금융 당국이 외형성장을 억제하면서 총자산의 증가세는 둔화되고, 은행권 대출을 줄이자 상호금융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금융의 총자산은 329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조9000억원(6.1%↑) 늘었지만, 증가율은 2009년 11.8%에서 2010년 10.4%, 그리고 지난해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대출금액 증가율은 2009년 5.3%, 2010년 6.3%, 지난해 8.2%로 급등했다.
□ 은행권 대출 줄면서 상호금융에 수요 몰려 = 지난 2009년 예탁금의 비(非)과세 한도가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되자 상호금융의 수신 등은 대폭 증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이러한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됐고, 정부도 건전성 관리를 위해 외형성장을 억제하면서 영향이 미쳤다.
농협의 총자산은 25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조8000억원(6.5%↑) 증가했고, 신협과 수협은 1조8000억원(3.8%↑), 1조2000억원(7.3%↑)이 각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농협을 제외하고 일제히 감소했다.
전체 당기순이익은 1조948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408억원(2.0%↓) 줄었다. 이자이익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관리비용 등이 증가한 탓이다.
농협은 1조4983억원을 기록해 272억원(1.8%↑) 증가했고, 산림조합 175억원(37.8%↓), 신협 453억원(13.4%↓), 수협 52억원(4.8%↓) 순으로 이익감소폭이 컸다.
□ 내년 7월부터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돼 = 상호금융의 건전성이나 자본적정성은 다소 개선됐다. 부실상호금융이 구조조정되면서 지난 1년 동안 9개 상호금융이 감소했다.
지난해 상호금융 연체율은 3.57%로 전년 대비 0.23%p(포인트) 낮아졌으며, 고정이하 여신비율(부실채권비율)도 0.11%p 하락했다.
순자본 비율은 7.41%로 전년 대비 0.38%p가 상승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신규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지난달까지 현장 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향후 금감원은 가계대출 부문에 감독을 집중하고, 내년 7월부터 건전성 기준 및 대손충당금(손실 추산액) 적립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정상'의 경우 건전성 기준은 ▲현행 3개월 미만 연체→2개월 미만 연체(2013년7월)→1개월 미만 연체(2014년7월)로 바뀌고,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은 ▲현행 0.5%→0.65%(2013년7월)→0.8%(2014년7월)→1%(2015년7월)로 높아진다.
양진호 금감원 상호금융감독국검사1팀장은 "구조조정 덕분에 상호금융의 건전성 등은 개선되고 있다"며 "경영개선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주요경영지표에 대한 밀착 감시를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