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대통령 스스로 입장 밝히고 정보 공개해야"
연일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한 폭로를 내놓고 있는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하 지원관실) 주무관이 이번에는 "불법사찰과 관련된 내용이 VIP에게 보고됐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측은 28일 이에 대해 "일방적 주장이다. 언론에서 가설을 팩트처럼 쓰는 것은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건 직후부터 청와대는 "지난 2010년에 검찰 수사 중인 사안에 청와대가 할 말은 없다"면서 노코멘트로 일관해 왔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그간 쏟아져 나오는 각종 의혹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도 "확인하지 않겠다"면서도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소극적으로 부인해 왔다.
장 전 주무관은 2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 관계자가 저와 아내의 일자리를 알선해 줬다"면서 "저와 관련된 사안이 VIP에게 보고가 됐다는 얘기를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정수석실에서 자신을 비롯한 7명의 기소자를 케어할 담당자가 정해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언론들은 "민간인 불법사찰의 몸통을 자처하고 나선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이 지원관실 보고서를 '민정수석실용'과 '직보용' 두 가지로 나눠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하며, 직보용 보고서의 최종 도착지로 대통령실장과 이명박 대통령을 꼽기도 했다.
청와대는 사건이 처음 불거졌던 지난 2010년에도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고 일관하다, 기소 이후에는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대응해온 바 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폭로가 상당 부분 설득력을 얻어가면서, 청와대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사건 은폐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청와대는 공정한 수사를 위해 법무부 장관을 교체하라는 여론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는 청와대의 발언을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사건은 몇몇 공무원의 단순한 직권남용이 아니고, 권력자들이 민주주의를 거슬러 공권력을 남용하고, 다시 권력남용의 증거를 없애려한 '한국판 워터게이트'사건"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스스로 입장을 밝히고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