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에서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국내 상호저축은행들이 대출자금 회수에 강도를 높이고 있는 데 이어 최근들어 회사 경영과 관련한 루머들이 꼬리를 물며 자금회수 압박수위가 한층 심해졌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
또 욕심대로 1천억원에 달하는 유럽계 자금을 유치한다면 하반기부터는 공격적 경영을 펼치는 데 커다란 기반이 될 것이라는 등 다목적의 포석이 깔려있다.
그러나 이러한 A&O의 유럽계 자금유치 구상은 A&O가 그동안 '가슴앓이'를 해온 일본계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한 마케팅차원의 전락도 숨겨있는 것으로 보여 '변신'을 위한 몸부림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인 이유로 일본에 대한 묘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축구 경기를 하더라도 한·일전이 열리는 날에는 시청률이 올라가고 축구팬들은 여느 경기보다 목청 높여 응원하는 것이 국민적 정서.
국내 대부업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대부업체이면서도 일본계라는 점 때문에 A&O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는 점을 불식시키겠다는 전략이라는 풀이인 것.
이런 계획대로 A&O가 지분투자 형식이던 어떤 방법으로던 탈 일본지역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한다면 A&O를 더 이상 일본계라 부르기는 곤란해지지 않겠느냐 는 것.
이와 관련 A&O인터내셔널의 이수원 사장은 최근 대부업계를 취재하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더 이상 일본계 대부업체라는 말을 쓰지 않으면 안되냐"며 "일본도 엄연한 외국이니 그냥 외국계라고 해달라"고 푸념 섞인 요청를 하기도 했다.
대부업체의 한 관계자는 "아에루 그룹이 굳이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 투자를 받으려고 하는 것은 투자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여느 외국과는 달리 한국인이 일본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점이 큰 것으로 안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한국에 유럽이나 미국 금융기관이 대거 진출한 상태지만 이들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 않느냐"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런 점에서 A&O의 '가슴앓이'가 충분히 이해는 간다. 그러나 A&O가 지금 시도하고 있는 변신은 단순히 '일본계'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는 일보다 국내 소비자금융업의 리딩 컴퍼니로서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몸부림 이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