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서우정)는 28일 국세청 대선자금 모금사건인 이른바 `세풍사건'과 관련, 구속기소된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에 대해 징역 4년에 추징금 25억원을 구형했다.
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동생인 회성씨에 대해 징역 4년에 추징금 31억5천만원, 서상목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징역 4년에 추징금 13억원, 임채주 전 국세청장에 대해 징역 3년, 김태원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에 대해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2억원이 각각 구형했다.
법원은 이미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2천500만원이 구형됐던 주정중 전 국세청 조사국장, 징역 1년6월에 자격정지 1년6월이 구형된 권영해 전 안기부장, 징역 1년이 구형된 박운서 전 한국중공업 사장과 함께 내달 18일 오전 11시 일괄 선고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98년 8월 검찰의 본격 수사착수 이후 `세풍' 사건은 5년만에 결심이 마무리돼 1심 선고가 내려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황찬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논고를 통해 "피고인들은 외환위기 직후여서 기업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정을 망각하고 국세청의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특정정당에 자금을 모금한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석희 전 차장은 최후진술에서 "27년의 공직생활 동안 열심히 노력했으나 본의 아니게 세무공무원 가족과 이회창 전 총재에게 누를 끼쳐 죄송스럽다"며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서상목 전 의원은 "당시 자금모금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직책이었고 선거자금과 관련해 누구와도 상의해본 적이 없었다"며 "대표적인 정치적 목적의 수사였던 이 사건에 대해 사법부가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회성씨는 "깨끗한 선거를 몸소 실천하려했던 이회창 전 총재가 공무원을 동원해 선거를 했을리 만무하다"며 "법원이 검찰의 일방적 추측과 진술에 의해 짜맞춘 이 사건의 진실을 캐내 정의가 살아있음을 밝혀달라"며 관련혐의를 부인했다.
이석희씨 등은 지난 97년 대선을 앞두고 국세청을 동원해 23개 기업으로부터 166억3천만원의 대선자금을 불법모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