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최근 부친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생활하시는 모친으로부터 상당액의 재산을 증여 받았다. 갑작스럽게 자산이 늘어난 A씨는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증여 받은 재산의 상당 부분을 증여세로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 월급에서 꼬박꼬박 떼이는 소득세도 아깝기만 했던 A씨는 증여세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각종 절세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세금공부에 열을 올리던 A씨는 현행 세법에서 부모님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를 받은 경우에는 3000만원까지 증여재산 과세가액에서 공제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증여세를 신고·납부하기 위해 세무서를 찾았던 A씨는 세무공무원으로부터 증여재산 공제 혜택을 500만원 밖에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세무서 직원은 홀로 계신 모친이 자신을 낳아준 친어머니가 아닌 '계모'라는 사실이 증여재산 공제혜택을 1/6로 축소시켰다고 설명했다.
부친과 계모가 결혼한 지 이미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그동안 계모를 친어머니처럼 모셔온 A씨는 단지 계모라는 사실 때문에 증여재산 공제액이 축소된다는 설명을 이해할 수 없었다. A씨는 이 문제를 국세청에 직접 문의키로 했다.
□ "부친과 사별한 계모는 4촌이내 인척…직계존속 아니다" = 국세청은 A씨의 질의에 대해 "전처소생의 자녀가 직계혈족인 부친 사망 이후 재혼하지 않은 계모로부터 재산을 증여받는 경우 3000만원이 아닌 500만원을 공제한다"고 답변했다.
현행 세법에서는 거주자가 배우자, 직계존속, 직계비속,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등으로부터 재산을 증여 받은 경우 증여재산의 일정액을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공제해준다.
증여재산 공제액은 증여자에 따라 배우자 6억원, 직계존속 및 직계비속 3000만원, 6촌 이내 혈족 및 4촌 이내 인척 500만원 등으로 큰 차이가 있다.
민법에서 규정하는 '직계존속'이란 부모·조부모 등과 같이 본인을 출산하도록 한 직계 혈족을 뜻한다. 의부나 계모의 경우 아무리 오랜 시간을 같이 생활하더라도 법에서 정한 직계존속으로 절대 인정될 수 없다.
이에 세법에서는 증여재산 공제혜택이 적용되는 직계존속의 범위에 직계존속과 혼인 중인 배우자도 포함시켜, 의부 또는 계모로부터 재산을 증여 받은 납세자들도 3000만원의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에 따르면 엄격한 세법적용 및 세무행정에 따라 직계존속과 '혼인 중'인 배우자만 직계존속의 범위에 해당, 배우자와 사별한 의부나 계모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은 경우에는 3000만원의 공제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배우자와 사별한 의부나 계모는 혈족의 배우자로서 4촌 이내의 인척에 포함되므로, 500만원의 증여재산 공제혜택은 받을 수 있다.
[참고 질의회신 : 재산세과-1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