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상생(相生)하는 회계사회 만들 것"

7월2일 취임…"과거와 다른 회계사회 만들겠다"

"수임료 선진국 50%까지 끌어올리는 것 목표"
"회계사의 공공재적 역할 알리는 것 과제"

"대형회계법인과 중소회계법인, 개인 회계사를 구분하지 않고 회계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회계사회를 만들겠다. 특히 회계사업계의 일자리창출에 주력하고 업무 보수를 현실화해 업계 전체가 동반성장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압도적인 지지율로 제41대 한국공인회계사 회장에 선출된 강성원 회장(사진 왼쪽)은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첫 마디부터 회계업계의 '상생'을 강조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10회)에 합격, 국세청에서 속초 마산 영도세무서장 등을 거치며 남부럽지 않은 공직생활을 하다 돌연 회계법인의 스카우트제의를 받고 국세청에 사표를 제출, 2년간의 수험생활을 거쳐 30대 후반의 나이에 당당히 회계사자격을 취득한 그는 분명 남다른 용기와 자신감, 추진력을 가진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그는 회계사로 진로를 바꾼 후 삼정KPMG 대표이사로 취임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삼정KPMG의 규모를 무려 25배(회계사 100명 → 2,500명)나 키우는 놀라운 추진력을 발휘했다.

강 회장은 "효과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회원들의 삶의 질과 위상을 높이기 위해 약속했던 공약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며 "이전과는 다른 회계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충정로 한국공인회계사회관에서 그를 만나 앞으로 회계사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포부를 들어봤다.

(대담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정리 : 이선영·연지안 기자, 사진: 김용진 기자)

[Q] 공인회계사회 회장으로 당선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되면서 감회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당선 소감과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머리보다 발로 뛴 게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선거 운동 전부터 꾸준히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아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선거를 떠나서 먼저 회계사회 한 사람 한 사람과 소통하려고 했죠. 공약에서 회계사 업계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회무 운영의 기본철학으로 제시한 것도 공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수한 단체의 회장을 맡는 것이 제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입니다. 공인회계사회장은 1만7000명 공인회계사를 대표하는 대단히 명예로운 자리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공인회계사의 우수성은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습니다.

임기동안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앞장서서 열심히 뛰려고 합니다. 공인회계사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 회계사회를 확실하게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Q] 이번에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제시한 공약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회계사회에 긍정적인 발전이 기대되는데 전반적인 운영 방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앞으로 회무를 운영하는 기본철학은 동반성장입니다. 이른바 빅4(Big 4)와 넌빅4(Non Big 4), 즉 대형회계법인과 중소회계사 간에 경쟁을 완화하고 서로 한마음이 돼서 함께 발전하자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대형회계법인과 그 외 중소회계법인 간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지금은 대형법인과 중소회계사가 너무 경쟁적인 상황입니다. 이런 경쟁이 지속되면 결국 공멸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런 경쟁을 지양하고 대형법인이 중소법인에 일거리를 주면서 같이 동반 성장하는 길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Q] 말씀처럼 대형법인과 중소기업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계획 중인 방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결국은 중소회계사 시장에 일거리가 너무 없기 때문에 감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심지어 덤핑이 생기는 부작용까지 생긴다고 봅니다. 동반성장을 방해하는 셈이지요.

일거리 창출을 통해서 전체적으로 경쟁을 약화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보수가 올라가 덤핑이 해소되고 낮은 보수로 감사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완화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대형회계법인과 중소회계법인에 각각 상생 위원회를 두어 상생 시장을 창출하게 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우리가 서로 경쟁적으로 덤핑을 하지 말고 보수를 어느 정도 제공하자'는 합의를 이끌게 하려고 합니다.

[Q] 일자리 창출을 말씀하셨는데 실제 공약을 통해서도 5000개의 일거리를 확대 하겠다고 밝히신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정부 및 공공기관과의 합의도 필수일 것 같은데 구체적인 복안이 궁금합니다.

[A] 최근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이나 불교와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계에도 투명성 강화에 대한 요구가 높습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나 금융위 등에서 투명성 강화 법안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지요. 따라서 5000개 일자리 창출은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봅니다.

특히 5000개라는 일자리 창출 목표는 단순히 공인회계사만의 일거리를 확보한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에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인구 5000만 명이라는 의미의 '20-50클럽'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독자적 내수시장을 갖춘 경제 대국에 올라섰다는 것인데 이를 계기로  경제가 보다 투명하게 작동돼야 하는 시기이고 그 속에서 회계 업계도 활발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실제 영리부문에서는 40여만개 중소기업에 대한 회계투명성과 경영투명성을 확보할 제도적 장치를 시급하게 마련해야 하고 비영리공익부문인 학교법인, 의료기관, 공익법인, 단위농협·신용협동조합 ·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 공동주택 등도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Q] 앞서 잠깐 덤핑 문제가 언급되기도 했습니다만 회계감사 보수의 현실화 문제는 회계사회의 오래된 사안이기도 합니다. 현 상황에 대한 해법을 듣고 싶습니다.

[A] 회계감사 보수 현실화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저는 공약을 통해 '회원수입을 매년 10%이상 올리는 보수현실화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감사보수는 적정보수의 50%수준이고 선진국의 20%~25%수준에 불과한 아주 낮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현재 목표는 향후 5년 내에 우리나라 적정보수의 100%, 선진국의 50%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것입니다.

회계감사가 갖는 공공재적 특성을 감안해 국회와 정부 등 관계당국에 적극적으로 정책건의를 해 회계감사보수근거와 덤핑행위규제방안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물론 이와 함께 우리 회계 업계가 먼저 감사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재무제표 주석을 감사인이 대신 작성해주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것도 과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감사보수문제는 감사품질과 연결시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인데 회계감사가 갖는 여러가지 공익적 특성을 감안해야지 단순하게 시장의 가격결정원리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Q] 회계감사의 공공재적 성격이나 효용성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전환하는 과정도 쉽지 않은 부분일 것 같습니다.

[A] 회계감사에 대한 바람직한 의식이 확산되면 보수가 현실화되는 것이 자연스레 이루어지리라고 봅니다. 이에 일반회계예산을 절감해서 정책기금예산을 10% 정도 조성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예산을 기본으로 감사보고서의 효용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장기적으로도 감사보고서의 위상을 높이려는 개발을 하려고 합니다.

각 기관에 홍보를 통해 사회적으로도 회계감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도록 노력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Q] 최근에 FTA 발효 등 개방 환경에 대응해 국내 회계총생산을 증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실현 계획도 알고 싶습니다.

[A] 현재 FTA로 인한 개방 환경이 일반적 추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는 2015년에는 CAPA(아세아 태평양지역 회계사연맹)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2018년에는 IFAC(국제회계사연맹)총회도 유치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환경을 우리의 파이를 키우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통해 우리나라의 회계신인도를 세계 10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게 할 생각입니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사업도 발굴할 것입니다.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IT,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들이 모두 세계시장을 지향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회계 산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회계전문인력이 세계적 수준임만큼 이를 활용해 수준 높은 회계 용역서비스 수출과 유능한 전문가의 해외진출 기회를 더욱 촉진할 계획입니다.

[Q]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회계∙법률∙특허 등 전문서비스의 One-stop 제공체계를 통해 공인회계사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이 부분 역시 국제화 추세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데 구체적인 실현 방안과 그 과정에서 애로사항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A] FTA 등 개방환경에 따라 세계시장의 국경 간 장벽이 해체되고 회계 법률 특허 등 전문서비스시장도 하나로 통합되는 추세입니다.

이런 글로벌 환경에서 우리의 전문 서비스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회계∙법률∙특허 등 전문서비스의 One-stop 제공체계 구축방안' 이 하루빨리 정책적 틀을 갖추고 법제도적으로 정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자격사의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선진국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응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봅니다. 글로벌 사례에 걸맞도록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회계 산업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유력한 지식기반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최근에 회계사에게 자동으로 부여되던 세무사 자격증이 폐지된 것과도 맥이 닿아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지요?

[A] 사실 현재 회계사 업계 영역이 침해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자체 영역을 넓혀서 후배 회계사들이 회계사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높일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앞장서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주요 정당이나 정부의 정책수립에 도움이 되도록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특히 세무사 문제는 공인회계사의 세무대리업무 독자성 확보를 위해 공인회계사법개정과 세무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회계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불합리하고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성공하려면, 우리가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것도 필수인만큼 공인회계사의 재능기부활동을 촉진하는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친화적 사업도 추진하려고 합니다.

[Q] 인터뷰 서두에 '상생을 기본 원칙으로 회계사회를 이끌겠다'는 운영 철학을 밝히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과 어떤 회장으로 남고 싶은지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회계업계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질 높은 교육을 통해 회계사 전반의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게 필요합니다. 어느 단체나 교육은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체계적인 교육이 중요합니다.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방 회계법인들에 수도권의 유명 강사들을 초청하거나 온라인 교육을 실시해 수준 높은 교육여건으로 전체 회계사회 회원을 배려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어 대형회계법인과 중소회계법인들의 대표들과 공직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상생을 이끌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회계사의 영역을 넓혀 후배 회계사들의 역할과 위상을 높이는 것도 과제입니다.

앞으로 이런 노력과 업적으로 회원들에게 존경 받을 수 있는 회장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