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사진 = 김용진 기자)
가공의결권 제한 법안 발의예정...재계 반발에 "사실 오도하며 국민 협박"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27일 재벌의 순환출자 구조와 관련해 "가공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경제민주화 3호 법안’으로 발의될 예정이다.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순환출자로 가공의 지분, 가공의결권이 생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S그룹 총수는 1만분의 8의 지분만 갖고도 전체를 좌지우지하고 수천억원을 횡령한다"며 순환출자에 따른 '부풀려진 의결권'인 가공의결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분을 늘리지 말라는 게 아니라 지분도 없으면서 남의 지분으로 권리 행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양해를 구했느냐’는 물음에 "사전에 허락받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한 후, "박 전 위원장이 경제민주화의 큰 틀에 깊이 공감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표시했고 신규 순환출자 금지에 대한 입장 표명 등을 볼 때 전향적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발의한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금지 법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함으로써 사전에 예방하는 조치를 담았다"며 "민주당이 제출한 법안은 실태조사를 골자로 하나 실태조사의 경우 백날 해도 재벌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실효성 없는 조치"라고 민주당보다 더 혁신적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재벌 때리기'라며 반발하는데다, 위헌가능성도 주장하고 있다. 이 위원은 이에 대해 "처벌 강화가 위헌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성범죄자를 잡고 법 기강을 세울 수 있겠느냐"며 "위헌이라고 말하는 재계야말로 사실을 오도하면서 국민을 협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 법안이 새누리당 당론으로 확정되겠느냐는 질문에는 "수십년간 재벌친화 발언을 해온 분들이 있지만 당론이 못된다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재벌들의 횡령배임 등의 처벌에서 집행유예를 금지한 '경제민주화 1호 법안'과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한 '경제민주화 2호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어 후속 법안으로 재벌의 가공의결권 행사를 금지 또는 제한하는 법안을 내주 중에 발의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