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만우 의원, 지방소비세법 개정안 발의
담배소비세율을 물가상승률 수준과 연계시켜 매년 조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금연유도와 세수확충을 동시에 노린다는 포석이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사진)은 30일 담배에 붙는 담배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 부담금 수준을 물가상승률의 30% 이내에서 조정할 수 있는 내용의 지방세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국회에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시중에서 유통되는 20개비 궐련담배에는 641원의 담배소비세가 붙고 있으며, 건강증진 부담금은 354원이 붙고 있다. 소비세는 2005년, 부담금은 2004년 이후 변동이 없다.
이외 파이프담배는 50g당 1150원, 엽궐련은 50g당 3270원, 각련은 50g당 1150원의 담배소비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전자담배도 니코틴 용액 1ml당 400원의 담배소비세가 부과되고 있다.
개정안은 이 같은 수준으로 수년 동안 고정된 담비소비세와 부담금을 물가상승 수준과 연동시켜 해마다 바꾸는 방안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 수준의 30% 이내에서 시행령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예컨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인 경우, 이듬해 최대 1.2% 이내 범위에서 담배소비세율과 부담금 부과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조세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을 비롯해 정부 내에서도 국민건강증진과 세수확충 등을 이유로 담배소비세 인상방안에 대해 논의가 지속되어 왔지만, 여론 반대에 부딪히면서 논의가 번번히 무산된 바 있다.
정부 내부적으로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건강을 우선적인 정책목표로 하는 보건복지부는 현 수준보다 500~1000원 담배소비세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담배가 물가관리 품목에 들어가 있는 만큼 기획재정부는 과도한 인상안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벽'은 흡연자들의 여론. 그동안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담배인상 논의가 불거져 나올 때마다 흡연자들의 반대여론은 들끓었다.
반면 전 세계적인 금연추세는 물론 국내에서도 최근 비흡연 인구가 증가되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논의를 미룰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세제 및 부담금 개편을 통해 가격정책이 시행될 경우, 흡연율 감소, 신규·청소년 흡연자의 진입 억제와 매년 흡연으로 발생되는 5조원 상당의 사회적 손실비용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담배관련 조세에 대한 합리적인 과세근거 마련으로 국가 재정수입 증대 및 지방재정 확충 등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당장 담배가격을 올리자는 차원보다는 대부분의 선진국들에서 이미 시행 중인 담배가격 물가연동제의 기본적인 틀을 마련하는데 의의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기존 지방세법의 담배소비세율을 바꾸지 않는 이상 당장 담배가격이 오르지는 않는다"며 "복지부 등 관련부처의 협의결과에 따라 세율이 변동될 수 있도록 (법안을)설계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