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나선 비박주자들(사진 = 김용진 기자)
지도부 "당사자 의혹에 초점"...'개인비리' 선 긋기
비박측 "개인비리 접근, 당도 죽고 개인도 죽어"..."의혹만 조사하는 건 생색내기"
새누리당 '4.11총선 돈 공천' 파문이 확산일로에 있는 가운데, 당 자체 진상조사위원회가 '현영희·현기환' 두 당사자의 '개인 의혹'에만 초점을 맞추려 하자, 비박주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내일(9일) 발족될 당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친박·비박간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사자의 '의혹'에 집중해 '개인비리'로 선을 그으려는 지도부와 달리, 비박주자들은 전반적인 진상조사로 '당 대표 사퇴'를 주장하기 때문이다.
앞서 서병수 사무총장은 당 진상조사위에 대해 "지난 5일 7인 연석회의(5+2)에서 분명히 이번 의혹에 국한키로 못 박았다"며 이번 공천헌금 파문의 당사자인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에게 초점을 맞출 것임을 강조했다.
황우여 대표도 전날(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떤 비위를 저질렀을 때 당과의 연관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개인비리'일 경우 당 대표 책임이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비박주자인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은 8일 "이 문제를 개인 비리로 접근하면 개인도 죽고 당도 죽는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우선 이 사건은 공천뇌물이다. 국회의원을 돈으로 사고파는 매관매직인데, 이 사건만큼 당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사안은 없다"며 "이번 사건은 개인의 문제로 볼 게 아니라 아주 위중한 사건으로 다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지난해 '디도스 사건' 때 당시 홍준표 대표가 물러났는데 이번 파문은 그것보다 수십 배 큰 사건"이라며 "이번 사안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황우여 대표가 물러나는 게 사태 수습의 첫 순서"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이라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라며 "그 당시 공천에서는 친박이 일방적으로 했다는 것이 거의 사실화됐었다. 그러다 보니 불공정한 사례나 납득하지 못할 일들이 많이 회자됐다"고 말했다.
또한, 황우여 대표가 '관리 책임은 현역이 지는 것'이라며 박 전 위원장의 책임론에 선을 그은 것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자체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위중한 위기인데 이걸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정말 위기라는 생각"이라며 "그렇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거듭 지적했다.
진상조사위원회에 김문수 경기지사측 추천위원으로 나선 김용태 의원도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인비리라도 당이 책임지는 방법을 찾아야지, 지휘체계가 없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 책임이 없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당사자들 '의혹'에 집중할 것이라는 방침에 대해서도 "의혹에 대한 것은 지금 검찰이 하고 있고 당에서는 수사도 할 수 없다. 그건 검찰이 더 잘 할 것"이라며 "당 조사위는 광범위하게 퍼진 흉흉한 소문의 실체를 조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생색내기'이고 '쇼'"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어 "조사위에 들어가면 명확히 이 부분에 대해 주장할 것"이라고 말해, 당 진상조사위의 난항을 예고했다.
또 다른 비박측 관계자 역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개인비리로 덮고 책임 회피하려는 게 저쪽 생각"이라며 "그렇게 가린다고 덮이는 것도 아니고 결국 다 드러나게 돼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