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 비싸진다…명품가방 개소세 전격 과세

세율 20%…소매가격 350~400만원부터 과세될 듯

이르면 내년부터 샤넬, 에르메스 등 고가 명품가방 가격이 더 비싸질 전망이다.

정부가 귀금속, 시계 등 기존 개별소비세 과세대상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이들 명품가방들을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에 새롭게 추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올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고가 명품가방 전격 과세 왜? = 이번에 샤넬백 등 고가가방이 새롭게 개소세 과세대상에 추가된 배경에는 무엇보다 기존 개소세 과세대상과의 형평성을 맞추고자 하는데 있다.

현재 모피, 시계, 사진기, 로열제리(꿀) 등 사치품이라고 보기에 어려운 품목들도 기준가격에 따라 개소세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최근 사치성 소비의 대명사로 떠오른 명품가방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전격 과세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당 수 백~수 천만원을 호가하는 명품가방이 과세대상으로 전환될 경우 예상되는 세수입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세 전환에 따른 예상 세수입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지만, 명품시장 규모가 연간 수 조원대이며, 그 중심에 대체로 가방판매 수익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명품가방 과세가 제도화될 경우 꿀, 가구 등 과세 실효성이 적었던 품목보다는 훨씬 많은 세수입이 예상된다.

또한 되도록 세원을 넓히려는 정부 입장에서는 FTA(자유무역협정) 등에 따라 자동차 등 일부 품목 개별소비세 인하가 감소되는 추세에서 장기적인 세수 부족분을 메꾸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향후 가방 이외 구두, 옷 등 명품브랜드 사치성 소비재에 대한 개별소비세 과세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 과정에서도 명품가방 과세방안과 관련해 호의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 백운찬 세제실장은 "당정협의 과정에서 명품가방 이외의 세수확대 방안도 검토해 달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본래 일부 고가 의류 등도 (과세 대상으로) 검토됐지만, 판매유형에 따라 과세대상이 분명치 않은 부분도 있는 등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 구체적인 과세대상과 세금 규모는? = 개정안에 따르면 수입·출고가격 200만원 이상인 가방에 20%의 개별소비세율이 적용되며, 개소세액의 30%가 교육세로 부과된다.

보통 출고가격이 200만원 수준이면 유통과정과 마진을 고려할 때 시중 판매가격은 350~4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따라서 이 가격을 넘는 명품가방 모두가 과세대상에 편입될 전망이다.

제품가격별로 세금 부담금액은 차이가 나지만, 보통 수입·출고가격 대비 약 5~13%, 소매가격 대비 약 3~7% 정도 세금을 부담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소비자가격 500만원짜리 가방은 수입 출고가격(250만원)을 고려할 때, 개소세 10만원(50만원×20%)과 교육세 3만원(10만원×30%) 등 총 13만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가격이 비쌀수록 세부담은 커져, 600만원짜리 가방은 26만원, 800만원짜리 가방은 52만원, 1000만원짜리 가방에는 78만원의 세금(교육세 포함)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내년 1월1일 이후 제조장에서 반출되거나 수입 신고되는 가방부터 과세대상이 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과세 중인 시계, 귀금속 등과의 형평성을 감안, 과세기준 금액을 결정했다"며 "납세의무자는 소비자가 아닌 고가품 제조업체 및 수입업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