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7월 취업자가 47만명 증가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공개됐다.
이달까지 5개월 평균 42만명을 웃도는 취업자 증가추세. 정부 관계자도 "예측하지 못한 호조세"라고 자평할 정도로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씁쓸한 현실'이 숨겨져 있다.
정부가 '40만명' 이상이라며 홍보하는 고용 호조세의 이면에는 자영업자의 폭증세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2510만6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7만명 증가했다. 지난 5월 전체 취업자 수가 2500만명을 넘긴 이후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마이너스 성장도 예측되는 최악의 경제상황 속에서 정부 관계자들도 예측하지 못한 월평균 40만명 이상의 취업자 증가 추세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실제 통계를 뜯어보면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이나 베이비부머 은퇴세대들이 자영업에 몰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실제로 작년 7월 전체 취업자 증가인원 33만5000명 가운데 직장에 다니는 임금근로자는 43만9000명 늘어난 반면, 자영업자(-3만9000명)나 무급가족종사자(-6만5000명)은 줄었다.
하지만 올해 4월 이후 통계를 보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바로 그동안 감소세나 보합세를 나타냈던 자영업자 수가 매월 '폭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먼저 취업자수가 전년대비 45만5000명 증가한 4월 고용실적 가운데 자영업자 수는 무려 16만3000명이고, 47만2000명으로 취업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5월 고용실적에서도 자영업자는 18만6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는 그대로 이어져 올해 6월에도 자영업자는 16만9000명, 이어 7월에는 19만6000명으로 최대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취업자 수 증가의 절반 가까이가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연령별 취업자 수 증감 폭을 살펴보더라도 어느 정도 분석이 가능하다.
7월 취업자 증가는 대체로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폭등했다. 반면 정부가 '인구증감효과'로 눈을 가리고 있는 청년층은 취업자 수가 오히려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7월 취업자 증가인원 47만명 가운데 15~19세는 작년보다 0.5%, 20대는 2.5%, 30대는 0.7%, 40대는 1.9% 각각 감소한 반면, 50대는 27.5%, 60대 이상은 25.1%로 폭등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폭을 메꾸고도 남을 만큼 50~60대 은퇴자들의 취업률이 대폭 상승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대부분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개선됐다고 제대로 된 통계분석을 내놓고 있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비단 지난달 뿐만이 아니라는 점. 청년층 취업자 수는 계속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자영업자 수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고용의 질'이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그만큼 일자리가 없거나 취업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설명하는 수치이기 때문.
직장 내 비정규직과 같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바로 자영업자 문제다. 실제로 최근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이후 3년 내에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전체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라는 암울한 통계도 제시된 바 있다.
어떻게 보면 비정규직 근로자보다도 더 경제적으로 불안정성 한 직업이 영세 자영업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만큼 정부가 말하는 취업(실제로는 창업)은 쉬우나 안정성이 떨어지는 업종이 자영업자다.
그런데도 정부는 전년대비 취업자 증가 숫자만을 놓고 마치 고용정책이 성공리에 정착되고 있는 것처럼 과대포장, 홍보하고 있다.
없는 사실은 만들어내서 불안감을 키우는 것도 좋지 않지만, 멀쩡히 드러난 사실을 없는 일처럼 포장하는 것은 더 나쁘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고용통계에 대해 좀 더 근본적으로 살펴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될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렇기 위해선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분석자료부터 현실화 할 필요가 있다. 취업자 숫자가 늘어난 것이 무조건 좋은 점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
적어도 정부가 '고용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방향을 잡았으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