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시세에 맞춰 토지와 건물가액이 구분 기재된 매매계약서에 따라 부동산을 사들였다면, 설사 건물에 대한 감가상각이 잘못됐다는 등의 이유로 토지·건물의 가액이 불분명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조세심판원의 심판결정이 내려졌다.
심판원의 이번 결정은 매매계약서에 구분 기재한 토지와 건물가액이 사회통념에 벗어난 가액이 아니라면 이를 무시하고 기준시가 비율 등으로 가액계산을 다시해선 안된다는 것으로, 국세청의 자의적인 해석을 경계한 의미를 담고 있어 주목된다.
조세심판원은 21일 "서울에서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A씨가 '인근부동산의 실지거래가액은 물론 감정가액까지 고려해서 토지와 건물의 가액을 각각 구분해서 계약했는데, 국세청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심판청구를 제기, 심리결과 이를 인용했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1년 1월 서울 소재 토지와 건물을 신某씨에게서 사들이면서, 인근 부동산의 실지거래가액은 물론 감정가액까지 고려해서 매매계약서에 토지와 건물가액을 각각 구분 기재했다.
이후 A씨는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인 건물관련 매입세액을 매출세액에서 공제하고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면서 매입세액 조기환급신고를 했지만, 국세청은 기준시가 비율로 계산한 건물관련 매입세액만 환급해 줬다.
국세청이 "통상 건물은 내용연수가 경과함에 따라 장부가액이 감가상각되는 등 그 가치가 하락한다고 봐야 하는데, A씨가 사들인 건물의 가액은 감가상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등 합리적인 근거에 의해 정해진 것이 아니다"고 판단했기 때문.
국세청은 또 "A씨 거래는 단순히 계약당사자 쌍방이 합의하여 매매계약서에 기재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토지와 건물의 가액구분이 불분명하고 비합리적인 경우엔 기준시가의 비율로 안분계산한 건물가액만 매입세액 환급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A씨는 신씨로부터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인근 부동산의 매매사례가액 및 감정가액 등을 참작하여 토지와 건물의 가액을 구분해서 계약했다"며 "그 가액은 주변 부동산 시세에 비춰 사회통념에 벗어난 가액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판원은 결국 "실지거래가액 중에 토지와 건물가액의 구분이 불분명한 경우에만 기준시가 등에 따라 그 가액을 안분하도록 한 것이 세법규정"이라며 "A씨에 대해 국세청이 기준시가 비율로 매입세액 일부만 환급한 것은 부당하다"고 결정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1서4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