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국방부에 "정비단계별 취약점 보완하라"
국방부가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전투 장비의 정비를 외부 업체에 맡기면서 부품 교체 확인이나 폐자재 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부실 정비와 정비대금 편취가 이뤄지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무기체계 유지보수 실태 공개문'을 26일 발표하고 국방부장관에게 관련 감독을 강화할 것을 통보했다.
각 군과 방위사업청에서는 그동안 해외정비를 해온 품목의 정비능력을 갖춘 국내 업체와 5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해 외주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외주정비 수행절차를 보면 정비업체에서 장비의 상태를 판정한 뒤, 결함이 있는 부품을 구입해 교체하고, 고장난 부품은 반납한 후, 군에 부품 구입 증빙서류를 제출해 부품비를 포함한 정비대금을 받도록 돼있다.
이 과정에서 정비업체들이 장비를 수리만 한 뒤 부품을 교체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대금을 받아낼 수 있으므로 상태판정과 부품 교체 단계에는 감독관이 입회해 확인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상태판정 단계부터 감독 과정이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해군의 경우 상태판정시 기술검사서류를 작성하지 않도록 돼 있고, 공군은 기술감독관이 입회하지 않은 채 성능검사가 이뤄지고 있어 허위·부실 정비를 불러올 소지가 있었다.
부품 수입 단계에서도 기술감독관의 폐자재와 교체부품을 확인 절차가 생략되고, 외주정비업체의 세금계산서 등 구입증빙 제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품구입증빙을 위조하거나 허위 증빙을 제출할 가능성이 있었다.
정비 단계에서도 부품이 제대로 교체됐는지 확인없이 외주업체의 말만 믿고 기술검사서류에 싸인한 감독관이 있었고, 폐자재의 관리도 허술하게 이뤄져 업체들이 부품을 반납하지 않고 유용할 소지가 있었다.
한편 국방부의 대금 지급 방법에도 문제가 있었다.
정비 국내화를 위해 필요한 정비능력개발비용의 보상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보상방법이 군 별로 제 각각이었고, 형평성 없이 일부 업체에만 보상이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또 정비 대금을 지급할 때에는 '제조에 관한 원가계산'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타당한데, 그동안 '용역에 관한 원가계산'을 기준으로 삼아 낮은 계약금을 지급, 일부 업체들의 정비대금 편취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국방부장관에게 부품을 교체할 때는 기술감독관이 반드시 입회하고, 폐자재의 일련번호를 기록해 즉시 파손하는 등 외주정비 수행단계별 취약점을 보완할 것과 정비원가를 제대로 보상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또 앞으로 외주정비업체에서 전투용 장비에 대해 허위·부실 정비를 하지 않도록 각 군과 방위사업청의 외주정비사업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