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4일 보험계약자들이 불경기로 보험계약을 해지함에 따라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며 소비자 주의 경보를 울렸다. 일시적으로 경제적 여건이 악화되어 현금이 필요하거나 보험료를 납입하기 어려운 경우 긴급자금을 인출하거나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고도 계약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볼 것을 권고했다.
보험계약은 계약초기에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금이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인 원금보다 적을 수 있어 소비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 이는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에서 보험금지급에 필요한 비용 즉 위험보험료와 보험설계사에게 지급된 모집수당과 보험회사가 해당상품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사업비를 공제하고 해지환급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 금전적 손실과 보장기능 상실을 예방하는 길이다.
특히, 보장성보험은 계약초기에 환급금이 거의 없으며 저축성보험은 보험상품별 그리고 성별, 가입나이, 납입기간, 적용이율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납입한 원금을 돌려받으려면 7년 정도 계약을 유지해야 될 정도이다.
또 보험계약을 해지한 후 같은 조건의 보험계약에 가입하려면 보험대상자(피보험자)의 연령증가, 건강상태 악화 등으로 인하여 보험가입을 거절하거나 처음 가입했던 계약의 보험료 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내는 조건으로 가입하게 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보험계약 유지하며 필요자금 확보하는 보험테크법
학자금 등 긴급자금이 필요하거나 경제사정 악화로 보험료 납입이 어려울 때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않고도 보험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먼저 보험계약 해지를 결정하기 전 보험뿐만 아니라, 예금, 유가증권 등의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금융상품을 파악해 상품별로 해지 시 불리한 정도의 차이를 분석해야 한다. 금융상품별로 약관을 꼼꼼히 확인하여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것보다 유리한 대안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유니버셜저축보험 등의 경우에는 연12회에 한하여 1회당 해지환급금의 50%범위 내에서 간단하게 계약자적립금의 일부를 인출할 수 있다. 그후 자금사정이 회복될 경우 인출한 금액만큼 추가납입하여 기존과 동일한 보장을 계속 받을 수 있으므로 중도인출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중도인출 시 인출금액(인출금액 이자 해당액 포함)만큼 해지환급금 또는 만기보험금이 적어지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험계약자는 누구나 별도의 담보나 조건없이 본인이 가입한 계약의 해지환급금 범위내에서 신속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보험계약자가 보험회사 고객창구를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전화(ARS), 모바일, ATM으로도 본인확인 절차 후 대출이 가능하다.
이같은 보험계약대출은 중도인출과는 달리 별도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며, 대출금과 이자 상환이 연체되는 경우 보험금 등 지급 시 연체된 금액을 차감하고 지급하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할 때도 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의 대출조건(대출가능금액, 대출이자율 등)을 비교해보고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험료 자동대출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계약자가 보험료의 자동대출납입을 신청하면 보험료가 일정기간 자동적으로 대출되어 납입되므로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고도 보험계약이 유효하게 지속된다. 이 경우 이자는 보험계약대출과 동일하다.
특히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의 경우 보험료납입 없이도 종전의 보장을 지속할 수 있으므로 유용하다. 그러나 이 제도를 장기간 이용하면 보험료적립금 감소로 보험계약이 실효될 수도 있으므로 신청 전에 대출납입 가능기간 등을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장기간 이용으로 실효될 경우 보장성보험은 불의의 사고로 인한 위험보장을 받을 수 없고, 저축성보험은 보험료적립금감소로 해지환급금이 적어질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험가입금액 감액 등 계약내용 변경을 통해 계약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은 장기계약이므로 계약체결 후에 계약자의 경제 사정 등이 변하게 되면 회사의 승낙을 통해 보험가입금액 감액 등 보험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있으므로 해지하지 않고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이 경우 추후 사망 등의 보험금 지급사고 발생 시 보험회사가 지급하는 보험금도 감액 전 보험계약보다 감소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종신보험 등의 경우 보장기간을 줄이면 일정기간(예 : 70세) 동안만 보장하는 정기보험으로 보험종목을 변경할 수 있다. 동일한 보장금액을 받으면서 추후 보험료 납입 없이도 보험계약 유지가 가능하므로 유용하다. 보험설계사 등이 수당 등을 높이기 위해 기존에 유지되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계약 체결을 유도하는 것, 즉 승환계약은 보험종목 변경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 경우 기존계약의 중도해지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종신보험 등은 환자(피보험자)의 생존기간이 12개월 이내라고 의사가 판단하는 경우 사망보험금을 미리 받아 환자의 치료나 간병 등에 필요한 긴급자금에 충당할 수 있다.
보험은 장래 불의의 사고 발생시 본인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을 수령하여 경제적 도움을 받는 기능이 있으므로 긴급자금이 필요하더라도 본인에게 꼭 필요한 보장기능(질병, 상해, 사망보장 등)만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해지가 불가피하다면 혹시 불필요하게 중복되어 있는 보장기능이 있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본인 연령대에 필수적인 보험이 무엇인지를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특히 저축성보험의 경우 과거에 높은 이율로 판매된 확정금리이거나 최저보증이율이 높은 상품은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해약을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