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항소법원의 판결을 조롱하며 사과를 광고로 도배했던 애플이 항복하고 결국 사과성명을 수정해 다시 홈페이지에 올렸다.
애플은 3일(현지시간) 자사의 영국 홈페이지에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아이패드의 디자인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다시 올렸다. 사과문은 지난 1일 영국 항소법원이 구체적으로 지적한 내용에 따랐다.
이번 사과문에서 홈페이지 첫 화면 하단에 "갤럭시탭과 관련 지난달 25일 영국 웹사이트에 게시한 사과문은 부정확했고 항소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으므로 이에 제대로 된 성명을 다시 게재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한 삼성 태블릿PC 제품이 애플을 베끼지 않았다는 법원 판결요지도 다시 게재했다.
한편 지난 1일 런던 항소법원은 “기존 성명에 잘못된 내용이 있으니 48시간 이내에 수정해서 다시 띄우라”며 “만약 애플이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팀 쿡 최고경영자(CEO) 등 애플 임원을 구속하거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작년 9월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법원이 확인해 달라며 영국 법원에 낸 갤럭시탭 디자인 비침해 확인 소송이다. 애플이 이 소송에 패소함에 따라 법원은 두 소송을 병합 심리에 들어갔다.
지난 7월 영국1심 법원은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줘 "갤럭시탭이 애플의 디자인을 침해하지 않았다"며 "이와 같은 판결 내용을 애플의 홈페이지와 주요 일간지에 공지하라"고 판결했다.
애플이 판결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과 동시에 항소했지만 법원은 지난 10월 18일 기각하고 7일 이내에 판결에 따를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꼼수를 부려 주요 일간지 광고는 일단 미루고 홈페이지에만 게시하면서 판결 내용을 잘 보이지 않는 하단부에 링크탭을 만들어 링크하면서 어느 나라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디자인 특허를 인정받은 것처럼 영국법원의 판결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애플의 행위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고 지난 1일 영국 법원은 "애플이 법원과 소비자를 속였다"며 “24시간 안에 홈페이지의 광고물을 삭제하고 48시간 이내에 지난 25일 게시물에 대한 잘못 인정 및 특허 비침해 사실을 재공지할 것”을 명령했다.
또한 항소도 금지하고 법률 비용도 애플이 부담하도록 명령하면서 "이번 판결 내용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구속 또는 재산의 압류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판결로 애플은 회복하기 힘든 이미지 손상을 입게 되었다. 계속 꼼수를 부리면서 삼성전자를 비난하고 법원까지 조롱하다가 결국 CEO 구속이 거론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로프렉스의 미국과 영국 전문 여인봉 국제변호사는 “애플이 자사의 홈페이지와 주요 일간지 등에 삼성이 자사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광고함으로써 소송의 명분이 약화될 수 있다”며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인 국가들의 판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