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첫 화면에 안보이게 사이트 조작"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한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과정에서 영국 법원이 지적한 이외의 또다른 꼼수가 드러나 현지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뉴스공유사이트인 래딧의 사용자들은 “애플의 영국 웹사이트에 삼성에 대해 사과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받았으나 의도적으로 회피하려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들은 "애플이 화면의 크기를 조정하는 자바스크립트(웹상의 인터랙티브한 양식을 만드는 데 많이 사용) 코드를 삽입해 웹사이트 중앙에 배치된 이미지를 최대한 크게 만들어 한 화면에서는 사과문 관련 링크를 찾을 수 없도록 변경했다"고 비난했다.
그 결과 영국 애플의 홈페이지 방문자들이 법원이 명령한 삼성전자에 대한 애플의 사과문이 게시된 링크를 찾으려면 화면을 아래로 계속 끌어 내려야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영국의 네티즌들은 "애플 홈페이지를 조작한 이 코드는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고 지난 수주 이내에 끼워 넣었으며 미국 본사 웹사이트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홈페이지를 조작하는데 쓰인 코드는 브라우저의 크기에 관계없이 아이패드 미니의 광고만 화면중앙에 가득 채워 보여줄 수 있도록 강제로 이미지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웹사이트의 과거 기록을 볼 수 있는 웹보관 기록에 따르면 지난 6월 8일 이전에는 영국 애플의 웹사이트에서 '재조정'코드가 발견되지 않는다. 이는 최근들어 코드를 삽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10월18일 영국 고등법원의 콜린 바스 판사는 “애플의 영국 웹사이트에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영국의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한달간 공지할 것과 신문에 광고를 내도록 명령했다.
삼성은 영국의 항소법원에 애플의 이러한 사과게시가 잘 못된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했으며 지난 1일 항소법원 판사는 애플이 게재한 것은 “사실과 다른 불일치하는 윤색한 내용”이라며 애플에게 그러한 게시내용을 제거하도록 명령했다.
아직까지도 애플의 영국 홈페이지는 ‘이전의 게시문이 법원의 의도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는 것’만을 인정하고 있을 뿐 사이트 방문자들은 애플의 ‘새로운 사과’를 즉시 알아볼 수 없다.
영국의 애플 홈페이지에 대한 크기조정 코드가 항소법원의 명령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시도였는지 아니면 홈페이지를 개편하는 시기와 맞물린 우연의 일치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그동안 애플이 잇따른 영국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잔꾀를 부려왔던 전례에 비추어 일부 이미지만 확대해 의도적으로 ‘삼성사과문’에 대한 링크를 찾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