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규모확대 자체를 문제삼는 것도 검토해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 논의와 맞물려 논의되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대책과 관련,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대기업집단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외연을 늘리는 것 자체에 대해 문제삼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며, 과도한 경제민주화 논의에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경제민주화와 공정거래 주제로 열린 경제정책포럼 강연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제시했다.
그는 "출총제 부활, 순환출자 금지 등은 주식소유 제한, 금지를 통해 총수의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려는 취지지만, 그 효과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총수의 사익추구행위, 부의 편법 승계 폐해를 근본적으로 시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인간 출자가 허용되는 한 소유, 지배괴리 문제는 항상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지난 20년간 출총제를 운영했는데도 총수가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관행이 지속된 것에서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경쟁시장이 전 세계로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기업집단 규모 확대 그 자체를 문제삼는 것이 바람직한 지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과도한 대기업 규제논의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선후보의 출총제 부활 등 세부정책에 대한 분석결과도 제시했다.
그는 우선 출총제 부활과 관련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각각 촐총제 반대 및 부정적 입장인 반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부활하는 입장"이라며 "출총제는 대기업 폐해 억제에 한계가 있고 건전한 출자까지 제한하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순환출자 금지문제에 대서도 "향후 실질적 자본투자 없는 지배력 확장을 방지하는 예방적 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에 검토할 만 하나, 기존 순환출자까지 금지하는 방안은 기업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지주회사 부채비율 하향 조정 등 규제강화 방안과 관련해선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을 저해하고, 이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집단도 일반집단으로 복귀할 가능성 등 부작용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세 후보가 동시에 주장하고 있는 금산분리 강화문제에 있어선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를 허용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집단에 대해선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 보험 등 비금융 계열사들의 의결권 축소 여부에 대해선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안철수 후보측이 주장하는 계열분리명령제와 관련해선 "주주, 회사, 산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심각하며, 외국 사례도 없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고, 기업경영을 과도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울러 야권 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기업범죄 형사처벌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은 대선 직전 유력 대선 후보의 정책을 관련 부처 수장이 일일히 평가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선거개입'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발표 내용 또한 여당 정책에 우호적인 반면, 야당 후보의 주장은 과도하다는 면을 부각시키면서 사실상 부정함으로써 후보 공약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커 향후 야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