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만에 경제성장률 2.5%→2.2%로 하향
"국유재산 매각, 추가 금리인하 필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또 다시 하향조정하며, 2% 중반대 성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내다봤다.
지난 9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당시 3.4%로 예상했던 2013년 경제성장률 또한 올해의 어려운 경제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3.0%로 깎아버렸다.
KDI는 25일 '2012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및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대폭 하향조정 했다.
우선 유로존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절벽 등 대외적 불안요인들이 여전한 가운데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되며 우리나라도 수출감소 및 투자부진이 계속됨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개월만에 0.3%p나 내린 2.2%로 수정했다.
당초 경제성장률 전망치(5월20일)인 3.6%를 지난 9월 2.5%로 1.1%p나 대폭 수정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6개월만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무려 1.4%나 하향조정 했다.
실제로 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은 9월에 전망했던 2.2%보다 0.6%p나 낮은 1.6%로 추락하는 등 작년 하반기 이후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상황이다. 올해 4/4분기 성장률 또한 지난 9월 예상한 2.5%보다 0.4%p나 낮은 2.1%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KDI는 우리 경제의 성장세 약화가 내년도까지 이어져 2013년 상반기에도 2.2%의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도 하반기에 들어서는 수출과 내수가 점진적으로 개선되며 성장률이 3.7%까지 상승, 2013년도 연간 경제성장률은 3.0%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최근 교역조건이 개선되며 실질 구매력이 회복회고 국내 물가수준도 하락하면서 증가폭이 소폭 확대되고 있지만 올해는 1.7%, 내년에는 2.7%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종전 9월 발표한 수정 전망보다 각각 0.2%, 0.7%씩 증가율 전망치를 내렸다.
수출은 유로존 위기 등으로 세계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최근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8%로 다소 높였다. 내년도 수출 증가율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6.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증가율 상향조정으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기존 전망치인 322억달러에서 377억달러로 상향조정 했지만, 내년에는 304억달러로 흑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행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완만해지는 가운데 올해는 2.2%, 내년에는 2.3%로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점쳤다.
노동시장의 경우 취업자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양호한 고용요건이 이어져, 실업률이 올해는 3.3%, 내년에는 3.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KDI는 향후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대외적 위험 요인으로 유로존 위기의 확산, 미국 재정절벽, 중동 리스크 등을 꼽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세계경제에 상당기간 위험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로존 위기의 장기화와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상승 가능성 등 불안요인들이 우리 경제의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당분간 유로존 재정위기가 계속되며 세계경제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성장세도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흥국들도 세계경제 둔화로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올해와 비슷한 완만한 성장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대내적 위험요인으로는 부동산 시장 침체의 장기화를 우려했다.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부진이 더욱 심화되고,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KDI는 올해와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저성장에 그치며 경기부진이 심화되고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전망하며, 보다 적극적인 정부차원의 경기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정책은 경기둔화에 따른 국세수입 감소 등을 감안, 보유자산 매각 등 세외수입 확충 노력으로 세원을 최대한 확보하고 추가적인 총지출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인천공항공사 지분 등 국유재산을 매각해 얻은 수입으로 경기부진을 완화시킬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통화정책의 경우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되는 등 금리 인하에 따른 부담이 줄어든 상황이므로,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해 경기 부진을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인 만큼, 가계부문에 대한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부채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금융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노동시장 정책은 현재 고용구조상 비중이 높은 저임금 근로자의 취약한 고용상황이 실업과 빈곤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도록 고용안전망 보완을 실시, 근로와 복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