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 영화관람권, 지금 사면 손해?" = 롯데시네마가 그동안 1년으로 한정했던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을 오는 12월1일부터 2년으로 자진 연장한다. CGV, 프리머스, 메가박스 등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상영관들도 이미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을 종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했다. 소비자들이 롯데시네마 청량리역점에서 영화 티켓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사진=장은석 기자)
그동안 일반적인 상품권들과 다르게 달랑 '1년'으로 한정됐던 주요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이 2년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미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을 자발적으로 연장한 CGV(8월10일)와 프리머스(10월1일) 등에 이어, 전국에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을 자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상영관들과 협의를 거쳐 업체들이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을 2년으로 자진 연장했다고 밝혔다.
메가박스는 이미 지난 11월2일 판매분부터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을 종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해 판매중이며, 롯데시네마는 오는 12월1일 판매분부터 약관을 개정해 사용기간을 늘릴 예정이다.
영화관람권이란 전국에 위치한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언제 어디서나 영화관람이 가능한 일종의 극장이용 상품권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그동안 다른 유형의 상품권과 비교해 영화관람권의 사용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실제로 공정위가 규정한 상품권 표준약관에 따르면 상품권 사용기한은 상법에서 정한 상사채권 소멸시효인 5년이다. 하지만 CGV, 프리머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4대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판매하던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은 구매일로부터 1년까지로 한정됐다.
최근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쿠폰 형태의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은 6개월로 더 짧았다.
사용기간이 1년 밖에 되지 않아 영화관람권을 구입한 뒤 실제로 영화관을 찾았지만, 사용기간이 지나버려 영화를 보지도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소비자들의 민원이 폭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요 멀티플렉스 상영관 모두 사용기간이 지난 영화관람권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한 푼도 환불을 해주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을 부추겼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4대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판매하는 영화관람권의 약 15%(회사별 최대 20%) 정도가 사용기간 내에 이용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환불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영화관람권 총 매출액은 450억원 가량이며, 사용기간이 지나 소비자들이 못쓰게 된 60억원 상당의 영화관람권 판매금액은 멀티플렉스 상영관들의 호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갔다.
공정위는 멀티플렉스 상영관들이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을 1년으로 한정한 것을 불공정 약관이라고 판단하고, 지난해 11월경부터 국대 4대 멀티플렉스 상영관들과 영화관람권 사용기간 연장을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적인 대가를 주고 영화관람권을 구입한 소비자에게 사업자가 단기의 사용기간을 부여하고, 기간이 지나면 아무런 환불조치도 없이 영화관람권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는 거래관행에 비춰 고객들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는 평가다.
다만 공정위는 소비자가 10장을 구매할 경우 1장을 덤으로 주고, 1장당 판매가격 8000원이 실제 서울지역(주말) 상영관 티켓가격 9000원에 비해 저렴한 영화관람권의 할인효과를 감안, 사용기간을 일반 상품권의 5년보다 다소 짧은 2년으로 연장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공정위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 8월10일에는 CGV가 가장 먼저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을 2년으로 자진 연장했고, 두 달 뒤인 10월1일부터 프리머스도 연장에 동참했다.
한편 이번 영화관람권 사용기간 연장은 소비자들이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통해 직접 구입한 영화관람권(모바일 영화관람권 포함)에만 적용된다.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아닌 기프티콘, 기프티쇼 등 모바일쿠폰 사업자가 발행한 모바일쿠폰 형태의 영화관람권이나 소셜커머스 쿠폰의 경우는 별도의 사용기간 및 환불규정을 적용 받는다.
공정위에 따르면 모바일 쿠폰의 사용기간은 물품형은 최대 120일, 금액형 최대 6개월이며 사용기간이 경과하더라도 5년 이내에 환불이 가능하다.
소셜커머스 쿠폰은 일반적으로 90일의 사용기간이 적용되며, 소비자들은 사용기간이 지나더라도 구입가격의 70% 가량을 포인트로 지급 받아 해당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벤트나 프로모션 경품 등으로 무료로 받은 영화관람권의 경우 이번 사용기간 연장 조치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영화관람권 사용기간을 2년으로 연장해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사용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영화관람 인구의 권익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영화관람권의 대부분이 사용될 것으로 보여 사업자에게 돌아가는 낙전수입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