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론스타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2조원 대의 ICSID(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국제중재 신청 사건과 관련, 정부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무관하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법무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정부 합동대책반은 26일 "이번 사건은 론스타가 벨기에 법인 등을 통해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에 근거해 국제중재를 제기한 것으로 한·미 FTA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외환위기 직후시점인 1998년 한국에 입성해 2003년 8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올해 초 금융당국의 매각명령으로 하나은행에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하기까지 배당금과 지분매각 차익을 통해 총 4조6000억원 상당의 차익을 실현한 바 있다.
론스타는 지난 2006~2007년 사이 정부의 지분매각 승인이 늦춰서 손해를 봤고, 금융당국 적격성 심사에 따라 매각이 좌절된 사실을 토대로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음에도 한국 정부가 개입해서 이익을 실현하지 못했다"는 논리를 들어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올해 외환은행이 하나은행을 약 4조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양도가액의 10% 상당인 3916억원을 국세청이 양도소득세로 원천징수한 것도 론스타의 자회사인 LSF-KEB홀딩스가 벨기에 국적이기 때문에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과세처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한국정부가 투자손실비용 및 세금부과 분을 합쳐 2조원을 배상해야 한다며 국제투자분쟁센터에 제소한 상황이다.
정부는 론스타의 벨기에 자회사가 실체없는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하기 때문에 과세는 정당하고, 산업자본 판단도 정부의 고유권한이자 국내 사법기관의 판단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점을 내세워 한 푼도 배상해 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지난 21일 론스타의 ISD 중재사건 신청 이후, 결국 미국에 본사를 둔 론스타가 벨기에 자회사가 신청한 이번 중재건에 패소할 경우, 한·미 FTA의 ISD 관련 규정을 내세워 또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결국 이날 정부가 향후 론스타 국제소송 대응방안을 소개하면서 이번 사건이 한·미 FTA와 무관하다고 공식발표한 부분은 이 같은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5월 국무총리실장으로 구성된 관계부처 합동 TF를 통해 이번 소송의 대응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사건이 재판부 구성, 사건 심리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최종 중재결정까지 최소 3~4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론스타의 국제중재 제기에 대해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고 부처간 긴밀한 협조 하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