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시민모임, 유모차 가격·품필 비교정보 공개
스토케, 오르빗 등 고가 유모차 'poor(미흡)' 등급
가격이 비싼 유모차라고 품질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노르웨이산 스토케, 미국산 오르빗 등 15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유모차들의 성능과 사용만족도가 돈 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재옥)은 29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국내외 11개 유모차 제품에 대한 가격·품질 비교결과 스토케, 오르빗 등 고가의 유모차 제품 평점이 '미흡'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모차 품질검사는 올해 1월~10월까지 국제소비자테스트기구(ICRT)와 한국의 소시모, 영국의 Which를 비롯 홍콩,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 6개국 소비자단체가 참여했다.
이번 검사를 통해 유모차의 강도, 안전성, 내구성, 안정성 등 구조적 테스트는 물론 전반전인 사용, 시트 사용, 기동성, 짐 보관, 운행 편리성, 유모차 운반, 접기, 등받이 조절, 대중교통 이용 등 다방면의 평가가 이뤄졌다.
우선 조사대상 11개 제품 모두 강도, 안전성, 내구성, 안정성 등 구조적인 부분은 대체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11개 제품 가운데 8개 제품은 영국·유럽의 안전기준을 완전히 충족했고, '콤비 미라클 턴 프리미에(88만원)', '그라코시티 라이트 R(29만8000원)', '압소바 시그니처 오가닉(69만5000원)' 등 3개 제품은 안전 기준에 일부 미달했지만 유모차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준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 안전기준에 따르면 유모차를 접었다 폈을 때 유모차가 다시 접히는 것을 방지하는 자동 잠금장치가 2개 있어야 하지만, 콤비 미라클 턴 프리미에와 그라코시티 라이트 R제품은 잠금장치가 1개 뿐이었고, 압소바 시그니처 오가닉은 2개의 잠금장치 중 1개만 안전기준을 맞췄다.
특히 콤비 미라클 턴 프리미에 제품은 유모차 시트 부분의 바깥쪽에 날카로운 모서리가 있고, 압소바 시그니처 오가닉은 시트 안쪽에 날카로운 모서리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조사대상 유모차 모두 안전기준은 충족했지만, 실질적인 사용 편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가격과 평점이 반비례하는 모순된 평가가 나온 것이다.
특히 11개 제품 가운데 국내에서 고가로 판매되고 있는 '스토케 엑스플로리(169만원)' 및 '오르빗 G2(145만원)' 등 2개 제품은 각각 56점, 51점의 평가점수를 받아 6개 등급 중 4번째 등급을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유모차는 영국산 '맥클라렌 테크노 XLR 2012(76만5000원)'이었고, 이외 이탈리아산 '잉글레시나 트립(36만8000원)', 네덜란드산 '멕시코시 엘리아(93만원)', 한국산 '리안 스핀(69만8000원)' 등도 '만족' 평가를 받았다.
반면, 스토케, 오르빗 제품을 비롯해 한국산 압소바 시그니처(69만원)는 각각 미흡등급을 받았며, 미국산 '그라코 시티 라이트 R(29만8000원)', 일본산 '콤비 미라클 턴 프리미에(88만원)' 등 2개 제품은 100점 만점에 각각 49점, 46점으로 '매우 미흡' 판정을 받았다.
소비모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반드시 품질이 뛰어난 것은 아니므로, 소비자들이 고가의 외국브랜드를 무조건 선호하기보다는 유모차를 이용하는 어린이의 연령 및 신체사이즈, 생활환경, 사용 목적, 무게 등을 고려해서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생아의 경우 등받침대 각도가 150°이상 젖혀지는 제품이 적합하며, 어린이를 유모차에 태운 상태에서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행위는 위험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소시모 측은 설명했다.
한편 아이 발육상태에 따라 유모차의 적합도가 달랐는데, 이번에 조사대상에 포함된 제품들은 대체로 신생아부터 사용이 가능했으나 잉글레시나(2개월), 스토케(6개월), 콤비(2개월) 등은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뒤에 구입하는게 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