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는 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단독회동을 갖고 문재인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사진 = 김용진 기자)
D-13. 오매불망 '안철수'만 목 빠지게 기다리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이제야 '천군만마'를 얻었다. 6일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문 후보 전폭 지지를 선언하면서 향후 대선 정국은 한치 앞도 가늠키 힘들 정도로 심하게 요동칠 전망이다.
안 전 후보의 후보직 사퇴로 야권단일후보가 문 후보로 정해졌지만 '감동없는 단일화'와 안 전 후보의 미적지근한 입장표명으로 박빙세로 흐를 것으로 전망됐던 문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밀리는 형국이었다.
지난 3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48.1%, 문 후보가 37.8%의 지지율을 얻어 무려 10%p 이상 차이가 났으며 TV토론 직후 실시된 지난 5일 MBC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45.1%, 문 후보가 40.7%로 약 5%p 차이가 났다.
하지만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선거 지원에 나서면서 빅2 후보들의 격차는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당장 '백중세'를 보일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안 전 후보의 지지선언에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상당수 부동층이 문 후보 쪽으로 마음을 돌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MBN이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원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박 후보 44.3%, 문 후보 43.3%로 거의 같은 지지율이 나왔다.
초박빙 구도가 형성되는 셈이다.
□ 안철수의 재등장, '네거티브' 선거 과열될 듯 =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지선언으로 얼마 남지 않은 대선판은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가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으로 대선이 거꾸로 가고 있다며 비판한데 따라 빅2 진영은 네거티브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선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진영이 '검증'이란 명분을 내세워 상대측에 대한 맹공을 퍼부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현재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미 캠프에서는 다양한 공세를 취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받은 6억원을 문제삼고 있으며 새누리당에서는 문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임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
민주당은 문 후보의 '네거티브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에 대한 검증을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그동안 내놓은 박 후보의 일가 친척 재산과 5촌 조카 살인사건, 측근비리 등의 검증시리즈 후속편이 계속 발표될 예정이다.
□ 초박빙 접전, '집토끼·산토끼' 다 잡아야 '승산' = 대선구도가 초박빙 양상을 보이게 될 경우 두 후보 측은 집토끼의 결속을 확실히 다지면서도 외연을 넓혀, 산토끼를 사냥하는 '투 트랙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새누리당 내에서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TV토론에서 박 후보를 적나라하게 공격, 보수층 결집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엷은 취약지역 공략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새누리당은 참여정부가 호남을 홀대한 것을 거론하며 호남의 '반노(反盧) 감정'을 활용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후보를 묶어 공격하고 있는 만큼 이 전략을 계속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충청권 표심 잡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충청권은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만큼 박 후보가 세종시를 지켜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표심을 잡을 계획이다.
반면 문 후보는 젊은층 표심을 잡는 것과 더불어 외연 넓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비교적 야권에 우호적인 젊은층의 표심을 잡아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더구나 젊은층의 지지를 많이 받던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위해 나서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후보가 박 후보에 비해 대학가 방문 일정을 많이 넣는 것도 다 이 같은 이유다. 전날에도 서울 소재 대학가 유세 일정을 4곳이나 잡아 안 전 후보가 지원 유세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문 후보는 PK(부산·경남)지역과 충청권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여당 텃밭이던 PK지역에서 조금씩 심상치 않은 야풍(野風)이 불고 있다고 보고, 이곳에서 40% 이상을 득표할 경우 대선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참여정부가 세종시 건립을 추진했음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비교적 대형이슈나 바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도권에서는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표밭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