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삼성에 대한 특허소송이 물고 늘어지기 식으로 진행되면서 소모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인 씨넷은 20일(현지시간)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지난 17일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소비자들을 어느 정도 잠식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판매금지를 정당화할 정도는 아니고 공공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으므로 판매금지 요구를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애플은 지난 19일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핵심특허라고 주장하는 핀치-투-줌 기능에 대해 잠정 무효판정을 받았으며 이에 앞서 바운스백 특허도 무효판정을 받았다. 이번 삼성전자 제품 판매금지가 기각되면서 애플은 당황하는 눈치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4월 미국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애플이 사용하고 있는 영상통화기능인 ‘페이스타임’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삼성전자가 추가소송을 제기하기 불과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에야 해당 특허를 사들여 소송을 대비한 특허 매입이 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이 주장하는 핵심특허들이 줄줄이 무효 판정을 받고 법원에서도 애플의 주장이 계속 기각을 당하면서 어려운 처지에 내몰리게 된 애플의 입장에서 이번 항소는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인다. 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인정할 경우 지금까지의 주장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고 삼성이 선수를 친 ‘합의’도 이미 거부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삼성이 아주 유리한 상황도 아니다. 루시 고 판사는 배심원들의 평결은 유지하되 손해배상 금액에 대한 산정만 다시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또한 유럽연합이 삼성전자의 반독점법 위반을 우려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어 물질적인 타격을 받을 일은 없지만 상당한 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미국 법원도 일방에게 유리한 판결은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줄기차게 특허를 보호 받아야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실상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 가운데 특허로 인정받는 사례가 많지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효화된 특허를 근거로 제품의 판매금지를 요구했다가 기각되자 항소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