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극(文永克)관세사는 아무도 하지 않은 관세분야 불복청구의 길을 혼자서 개척해온 전문가로 유명하다.
文관세사는 1985년에 한국최초의 전문 관세사무소를 개업한 이후 일반 통관업무는 전혀 하지 않고, 사무원도 없이 오직 심사·심판청구의 대리, 행정소송 지원업무만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와함께 文관세사는 관세와 무역에 관한 컨설팅 업무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서울 방배동에 자리잡은 文관세사를 찾아가 업계 최고인 불복청구대리의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심판대리와 컨설팅에 전념하게된 계기는?
-사실 1983년에 구로세관 인근에 합동사무소를 개업했었습니다. 그러나 단순 통관업무와 영업이 우선인 상황에서 실망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관세와 관련해 의외로 분쟁요소가 많았고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현상이 다반사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또 통관업을 안하고 불복청구대리만 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으나 사례가 하나도 없어 당시 관세청에 실제 개업이 가능한지 사무원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관세청에서는 사무원을 둬야 한다고 회신했고, 통관업도 아닌데 통관업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해 당시 재무부까지 가서 사무원을 두지 않고도 개업할 수 있다는 확인까지 받아냈습니다. 그래서 밉보였는지 3개월 동안 영업신고를 안 받아주는 등 우여곡절 끝에 개업하게 됐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심사 또는 심판청구 대리업무에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관련자료와 법령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사건을 수임합니다. 승산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무료로 사건의 처리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 풍부한 자료와 오랫동안 축적된 노하우로 심사 또는 심판청구를 대리한 사건에 대해서는 저렴한 수임료로 행정소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납세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의뢰인들은 대개 무역업자로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어느 정도 실무지식이 있는 사람, 부정무역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문외한인 경우에는 자세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설명하면 되고, 부정무역으로 의심되고 투명하지 못한 사건은 형사와 행정사건이 동시에 연루되는 경우가 있어 이를 변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더 위험한 것은 무역업무에 종사하면서 귀동냥한 수준의 지식으로 나름대로 해석하려드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사항을 숨기고 있다가 결정문에서 드러나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임사건은?
-1987년 힐튼호텔에 쓰일 대리석을 수입해 수입면장을 수리하고 관세까지 모두 납부했는데 보세창고에서 반출하는 순간 정지명령이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당시 청와대에서 불요불급한 사치품 수입을 금지하라는 지시에 따라 수입제한물품으로 묶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거래상은 대리석이지만 학술상은 석회질암석이기 때문에 소송까지 갔고, 대구고등법원에서 심리를 진행 중 공매를 실시해 결국 고법에서 재판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 납세자의 손을 들어준 적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상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
-외국기업의 국내 현지법인의 경우 사건해결보다는 사전예방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많아 비싼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소송까지 가는 것보다는 유리한 길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히려 차까지 대접해가며 실컷 상담해 놓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들으면 그만입니다. 정부에서 민원인을 위해 추구하는 담당관제도나 콜센타 등도 무료상담전화로부터 해방시키는데 한몫을 했다고 봅니다. 우리도 이제는 전문상담에 대해 대가를 지불할 줄 아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저는 실제로 개별사건에 대해 시간단위 자문료와 기업 고문으로서 일정기간 포괄적 자문에 대해서는 월단위 자문료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점차 소송보다는 컨설팅의 비중이 높아져 가고 있으므로 자격사들은 실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관세분야의 전문가로서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현재 관세불복대리와 컨설팅만을 전문으로 하는 관세사는 저와 김기인 前관세청장 밖에 없습니다. 후배를 양성하고는 싶지만 무역과 법학을 같이 알아야 하므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또 사건수임이라는 특성상 수입이 고정되지 않고 복잡한 문제가 많아 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외국어 수준은 물론 풍부한 무역실무 경험이 요구되므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1947년 生.
-1969년 서울대 법대 卒.
-금융 및 무역현장에서 근무(1972∼1985)
-1981년 관세사 시험 합격
-1985년 행정심판 및 자문전문 관세사무소 개설
-피앤지, 쓰리 엠, 제록스, 네슬레, 지멘스, 에이 비비, 후지쯔, 밀리포아 및 이랜드 그룹 고문 역임.
-매일경제신문, 월간 관세지, 월간 무역대리점에 관세와 무역에 관한 기고 및 대한 상공회의소에서 강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