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과 공화당은 '재정절벽' 협상 마감 시한인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각) 자정을 3시간여 앞두고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는 2013년 세계경제 회복의 가장 큰 위협요인 중 하나로 지적 되면서 미 정치권의 협상안 도출에 있어 전 세계경제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향후 협상안 발효가 된다는 가정하에서도 미국을 비롯한 한국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미 정치권, 재정절벽 협상안 극적 타결…하원 통과 '진통'
미 상원은 1일 새벽(현지시간) '재정절벽'을 모면하기 위한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합의안에 따르면 개인 연소득 40만달러 이상, 부부 합산 연소득 45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소득세율을 기존 35%에서 39.6%로 인상했다. 즉 중산층에 대한 감세를 연장하면서 부자증세를 단행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그동안의 주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또한 장기 실업수당 혜택 기간을 1년 연장하기로 합의해 200만명의 실업자가 이날부터 정부 지원이 끊길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논란이 됐던 연방정부 예산(1조2,000억달러) 자동삭감은 일단 2개월 미루기로 했다.
그러나 극적 타결된 미국 '재정절벽' 협상 합의안이 미국 상원에서 통과된 후 하원으로 넘겨졌지만 공화당 내 반발이 심하면서 표결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에릭 캔토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상원 법안에 연방정부의 재정지출 축소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며 존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과 맞서고 있다.
백악관은 약속대로 오늘 중 상원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공화당을 압박하고 나서고 있으나 공화당 내부의 의견조율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협상안 발효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 '타격' 전망
미국 정치권이 '재정절벽' 협상을 타결하면서 미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이 해소돼 전 세계 경제 전반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와는 달리 법안이 발효돼도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합의안이 발효되더라도 내년 미국 납세자의 세금 부담은 총 6200억달러 늘어나고 재정지출은 150억달러 축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상원을 통과한 법안이 발효되더라도 올해 1분기(1~3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에 그쳐 작년 3분기(7~9월) 3.1%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한참 모자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세금정책센터는 소득세와 상속세, 자본이득과 배당소득에 대한 증세로 인해 올해 미국 내 상위 1%의 고소득층이 부담해야 하는 세금은 작년보다 평균 7만3633달러(약 7849만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KIEP "타협안 성공해도 한국 성장률 하락"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내에서 정치적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아 재정절벽이 완전히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타협이 대체로 일반적인 예상과 같이 이뤄진다고 해도 충격이 전혀 없는 경우에 비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0.32%포인트 하락하는 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