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인연 인사들 중용, "인연은 인연일 뿐" VS "국민대통합 역행"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깜깜이 인수위'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두둔하는 반면, 야당은 '국민과의 소통'을 지적하는 등 설전이 이어졌다.
박근혜 대선 선대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9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깜깜이 인수위', '밀봉 인수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인사부분은 보안이 유지돼야 하는 성격이 강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인수위의 정책진행 과정까지 '깜깜이'로 진행되는 데에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해주는 최소한의 소통과 정보공개, 정보공유는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하면서도 "당선인은 이미 국민에게 공표한 건 100% 지켜야 한다는 철학이 철두철미해서 그런(확정되기 전에 발표되는) 부담을 갖지 않는가 싶다"고 두둔했다.
이에 함께 토론에 나선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책의 신뢰는 보안주의에서 오는 게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 그리고 공감에서 오는 것"이라며 "정책의 제기라는 것도 사회적 의제를 받아서 하는 것이다. 전임 정권에서 문제가 돼 있는 정책들을 꼼꼼히 따져서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새로운 정부가 어떻게 해 나갈 건지를 결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보안을 하겠다는 건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 '밀봉인사', '유신인사'…"왕조시대 교서 받나" = 우 수석부대표는 특히 '밀봉인사'와 관련해 "박 당선자가 기자들과 만나서 인선 기준을 전문성과 그 외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인선했다고 이야기하시던데 그 여러 가지가 뭐냐, 그 여러 가지를 구체적 근거와 논거 없이 내가 이렇게 결정했으니까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이렇게 말한 셈"이라며 "그래서 인선을 보니까 아주 부적절한 인사들이 많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대통합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정말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이라고 지적한 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과거 인사들의 2세들이 인수위에 합류한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우 부대표는 "최대석 인수위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공화당 시절에 재정위원장을 지낸 분의 아들로 알려지고, 서승환 위원과 장순흥 위원, 안승훈 위원, 이승종 위원 등 여러 분들이 아버지대에 함께 하셨던 분들의 자제분이거나 그때 그분들과 관련 있던 기관과 연결된 분들"이라며 "그래서 우리가 미래를 보고 나아가야 되는데 과거형이고 이런 부분들이 정말 검증이 제대로 잘 되고 있는지 국민통합형인지 잘 살펴봐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듭 "인수위를 보안주의로 하는 것은 무슨 왕조시대 교서를 받던 그런 모양새로 보여 진다는 비판까지 하고 있다"며 "굉장히 많은 문제들이 발생 되고 있고 그래서 걱정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 박정희 인연 '2세'들 중용…"인연은 인연일 뿐, 전문성으로 발탁" = '밀봉인사'와 관련해 조 의원은 "보안중심으로 가되 필요에 따라선 공개주의를 가미하는 그런 행태가 가장 바람직한 것 같다"며 "당선인의 인사 가운데에서 맨 처음 인사는 설명이 참 부족했다. 배경 설명이 없어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 다음 인사 때부터는 그 배경과 근거 등이 비교적 전달됐고 다만 전달하는 과정에서 밀봉 봉투를 가져와 가지고 그대로 읽는 형태를 취해 결과적으로 불통의 이미지를 강화시킨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신시대'와 연이 닿는 인사에 대해서는 "박 당선인 갖고 있는 여러 인적 자산 중 한 부분"이라며 "박 당선인의 아버님이 박정희 대통령이시니 그 인연이 특별히 강조되어 관심의 대상이 된 것 뿐이다. 인연은 인연일 뿐이고 발탁된 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전문성, 식견, 경륜이나 역량 등이 검증되고 평가돼서 발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윤창중 '언론관'…비판 한 목소리 "반성해야", "임명철회 해야" = 이와 함께 논란이 되는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의 '언론관'에 대해 조 의원은 "조금 아쉬운 건 '알맹이가 없다'고 말씀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게 인수위라는 정권을 세워가는 주춧돌 역할을 하는 기관에서 벌어지는 토론인데 거기서 국민들이 관심가질 만한 내용, 알맹이가 없다, 기삿거리가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그 중요한 분들이 모여서 차기 정권을 세우는 기초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알맹이가 없고 국민들이 관심 가질만한 내용이 없다면 그 자체가 문제되는 것이다. 반성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우 부대표 역시 "그건(기삿거리) 인수위 대변인이 판단할 몫이 아니고 언론이 판단하고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그런 역할을 해야 되는 것"이라며 "근데, 인수위 대변인에 대해서 그동안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됐다. 국민대통합에도 전혀 맞지 않고 너무 지나친 막말과 이념 편향적인 부분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박 당선자가 임명을 철회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오만한 모습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이런 문제제기를 수용하고 있지 않은 박근혜 당선자에게 문제가 있다, 빨리 시정돼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윤창중 대변인의 임명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