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카드수수료 인하 압력속에서도 실속 다챙겨
삼성카드는 모기업 삼성전자보다도 영업이익률 높아
오는 3월 우리카드 출범을 앞두고 카드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카드업계가 수수료 인하라는 악재 속에서도 꾸준하게 실속을 챙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7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기간중 전업카드사의 순이익(대손준비금 반영후 조정이익)은 1조 7218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조423억원에 비해 6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6795억원을 더 벌었다.
금감원이 실적을 집계한 7개 전업카드사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BC카드, 하나SK카드, 롯데카드이다.
7개 카드사가 이 기간중 벌어들인 돈은 일시적 요인이라 할 수 있는 유가증권 매매이익 8081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순이익이 9137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1조21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1개사 평균 1740억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지난해 경기가 침체되고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으면서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전업카드사들은 꾸준하게 이익을 챙겨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주식을 팔아 벌어들인 돈도 만만치 않다. 유가증권 매매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중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주식을 팔아 7092억원을 챙겼고, 신한카드도 비자카드 주식을 매매해 989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챙겼다.
카드사들이 겉으로는 앓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실속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 : 금융감독원 & 대신증권
■ 삼성카드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보다 높아…우리은행 카드사업도 알짜배기
전업카드사 가운데 지난해 삼성카드의 순익은 괄목할만하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순익은 7524억원으로 나타났다. 에버랜드 주식을 팔아 남긴 차익 7092억원을 빼더라도 432억원의 이익을 남겼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순익이 미미한데는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관련 대손비용과 신규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대손비용 등에서 일회성 손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 심규선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지난해 4분기 연결순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15.9% 증가한 714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드사업 이익이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높은 취급고 증가를 통해 커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심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지난해 순익이 824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버랜드 매각차익을 빼더라도 1148억원의 이익을 낸 셈이다.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관련 대손비용이 없었더라면 카드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훨씬 많은 순익을 거둘 수 있었다.
삼성카드가 모기업이자 국내 초우량기업인 삼성전자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삼성카드와 삼성전자의 2011년 이후 매출액영업이익률을 분기별로 비교할 때 삼성카드는 지난해 3분기 단 한번을 빼고는 언제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의 2011년 영업수익(매출액)영업이익률은 1분기 14.6%, 2분기 16.0%, 3분기 9.9%, 4분기 8.8%로 삼성전자의 매출액영업이익률에 비해 각각 2~7%포인트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012년에는 웅진홀딩스 대손비용과 카드수수료 인하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에버랜드 주식매각 차익으로 삼성전자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다만 3분기에만 삼성카드 영업이익률이 10.9%로 삼성전자의 13.8%에 비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삼성카드가 지난해 3분기에 거둔 매출액영업이익률 10.9%도 한국은행이 조사한 2012년 3분기 상장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 평균 5.7%과 비교할 때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삼성카드 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신용카드사업부문도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다.
우리은행이 우리카드를 분사하기 위해 금감원에 제출한 재무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 신용카드사업부문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1093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신용카드사업부문의 자산은 3조9044억원으로 되어 있다. 이는 우리은행의 총자산 규모 238조766억원의 1.6%에 불과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1조2705억원 규모의 순익을 냈다. 우리은행 신용카드사업부문의 순익 1093억원은 우리은행 전체 순익의 8.6%에 달한다.
우리은행 신용카드사업부분의 자산은 우리은행 총자산의 1.6% 밖에 되지 않지만 거둬들이는 순익은 자기 몸집에 비해 5배가 넘는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카드사업의 이익률이 높은 것이 은행들의 전업카드사 진입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있다.우리은행에 이어 NH농협은행도 카드사를 만들 움직임이다. 전업카드사를 제대로 육성하면 삼성전자 보다 이익률이 높은 알짜배기 회사를 가질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계산법이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