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헌법 정신은 '항일투쟁', 헌법재판 맡길 수 없어"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은 22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헌재 관례'임을 강조하고 '말 바꾸기'가 거듭되자, "이 후보자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수구온전주의자"라고 힐난했다.
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모든 해명을 말바꾸기로 하는데 누가 헌법재판관을 믿고 존경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특정업무경비를 개인통장에 넣고 사용한 것과 관련해 이 후보자가 "관례"임을 강조, 특정업무경비 사용에 관해 법을 고쳐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한 것을 지적하며 "얼마나 놀라운 법 기술자인가, 헌법 재판을 어떻게 맡길 수 있게느냐"며 "저는 못 맡긴다"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관례'라며 다른 재판관들을 다 물고 늘어지는데, 헌법재판관들이 다 헌재소장으로 오느냐"라고 질타했다.
또한, 최 의원은 이 후보자의 '친일 판결'과 PD수첩 <친일파는 살아있다> 경고처분 취소 판결에 대해 "이 후보자의 '반보수성'을 입증하겠다"며 미 연방헙법재판소의 헌법정신을 강조했다.
최 의원은 "후보자가 미국 연방헌법에 대해 잘 아시니 미국 연방헌법재판소 판례를 인용하겠다"며 "미 연방헌재에서 '익명으로 출판할 권리'를 존중하는 여러 사건이 있다. 이는 독립운동을 할 때, 티파티 할 때, 삐라를 뿌렸는데 그 때 다들 제 이름을 걸고 뿌렸겠나. 약자들이 억압적 관습을 비판할 때 익명으로 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게 미국의 개국정신이고 헌법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면에서 우리 헌법정신은 항일투쟁"이라며 "후보자가 내린 피디수첩 경고처분 취소사건, 친일반민족 행위자 재산환수 위헌 소송에서는 '사정'을 따지고 하는 것은 법 실증주의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헌법재판이 아니다 민사로 넘겨버린 것"이라며 "피디수첩 판결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면 안 되는 것"이라며 "미국이 어떻게 헌법을 세웠는지 거슬러 올라가서 따져서 그런 해석을 내린 것이다. '익명의 권리'를 인정해준다. 헌법을 존중하는 게 '보수'"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헌법정신으로) 대일청구권은 살아 있는 것이다. 외교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해야지, 반대 추정을 끌어다가 민사재판으로 넘겨버렸다"며 "(이는) 법률적으로 탁월한 기술자"라고 거듭 헌법재판관으로서 부적격함을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