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후속조치…실·국 분리 등 세부논의
22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 후속 개편안에 따라 공무원 조직의 '대이동'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과거 정보통신부 부활과 맞물려 과학기술부 기능까지 더해져 차기 정부 핵심부처로 위상이 우뚝 설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로 과연 어느 수준의 인력이동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위가 정부 각 부처 실·국 분리 등 구체적인 의견조율을 위해 인사 관리직(각 부처 기획조정·관리실장)을 소집한 것으로 알려져 구체적인 합의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후속 개편안 발표를 통해 차기정부 '밑그림'을 어느 정도 완성한 인수위가 구체적인 부처별 업무조정 작업에 착수한 셈이다.
이날 후속개편안 기자브리핑에는 유민봉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비롯해 그동안 공개석상에 노출을 자제했던 옥동석, 강석훈 인수위원 등 조직개편을 담당한 핵심인사들이 모두 참석 조직개편과 관련된 구체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브리핑이 한창 이어지는 과정에서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지금 각 부처 기획조정실장이 정부개편안과 관련해 인수위원들과 회의를 해야 되서 (기자회견을) 이 정도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수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기획조정분과위 인수위원들과 정부부처별 기획관리실장들은 이날 발표된 조직개편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국 단위 기능조정과 이에 따른 인력 이동, 예산·법률 배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의의 성격은 사실상 부처별 통폐합에 따른 '실리 분쟁' 조정으로 요약된다. 기능이 흡수되는 부처는 방어를, 기능이 회복되거나 커지는 부처는 더 많은 권한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
대략적인 조직개편 밑그림은 인수위 차원에서 그렸지만, 미세조정은 행정부의 법률 개정 지원작업도 필요한 만큼, 국회로 법안이 제출되기 전 마지막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부처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진통 끝에 법안골격이 만들어지더라도 넘어야 될 산은 남아있다. 바로 국회 논의과정이다.
여권이 과반석 이상을 차지했다고 하더라도 정부 조직개편안은 성격상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기 어려운 법안이기 때문에 야권의 주장을 어느 정도 선에서 수용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
해양수산부 신설, 중소기업청 역할강화 등 야권이 주장해 온 내용과 상당부분 겹치는 내용이 많아 큰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외교부, 농림부, 국토부 등 권한이 대폭 축소되는 일부 상임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기를 들고 있어 이들을 끌어안아야 되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다.
이를 고려, 이날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당선인의 오랜 국정경험과 국회활동을 통해 그동안 느낀 문제의식과 국정철학을 반영한 것"이라며 "국민여러분의 이해를 구하고 또한 국회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향후 인수위 차원에서 확정된 정부조직법 결과와 상임위별 관련 부수법안 결정이 장기간 국회에서 공전이 거듭될 경우, 새 정부 출범 전 박 당선인이 직접 협조를 구하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참고로 이명박 정부출범을 앞둔 지난 2008년 1월,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편안 및 인사청문회 문제로 진통을 겪자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국회를 직접 방문해 야권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