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염전에서 '나눔' 캔다"…사회공헌 앞장 '(주)성담'

"기업의 사회적 책임 무한대"…'짠돌이' 소금장수가 '모범납세자'로

'소금장수' 하면 짜디짠 짠돌이의 상징.

그러나 염전사업을 통해 천일염을 생산해오다 유통·부동산 업종으로 전환해, 탄탄한 경영을 통해 창출된 이익을 성실한 납세와 '통 큰' 공헌활동으로 사회와 나누고 있는 기업이 있어 화제다.

1953년 창업해 한국 천일염 시장의 60%를 차지했던 대한염업에서 시작, 이제는 시흥시 이마트 시화점 운영과 폐염전을 활용한 골프장 건설 등으로 사업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주)성담이 그 주인공.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무한대이며, 투명한 경영이야말로 사회적 소명"이라는 뚜렷한 경영철학 덕분에 지난 3년간 납세 실적만 286억원에 달했고, 2011년 세무조사를 받았음에도 추가징수가 거의 없을 만큼 '투명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1997년 성담에 경리부장으로 입사, 대표이사의 자리에까지 오른 전철수 대표(사진)를 만나 성담의 과거와 오늘, 미래와 투명경영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경영철학을 들어봤다. 

□ 한 때 잘 나가던 '소금업체'…폐염전 통해 '회생'  

성담은 염전사업에서 부동산투자회사로 전환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정부출자기관 '대한염업'이 성담의 출발. 1971년 민영화된 대한염업은 전통 방식으로 천일염을 생산, 국내 소금 소비량의 60%를 차지하는 주요 식품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1996년 정부의 수입염 개방 정책에 따라, 외국산 소금에 비해 경쟁력을 잃은 국내 염전사업이 쇠락하게 되면서 성담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된다.

가진 것이라고는 염전 부지가 전부였으나 그마저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마땅한 사업 아이템을 찾기 쉽지 않았다. 2000년 유통업으로 눈길을 돌려 이마트 시화점을 오픈한 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이마트 매출이 증가하면서 기업이 활력을 찾았고, 남은 폐염전 부지에 18홀 정규 대중제 골프장을 계획하여 공사중에 있는 등 새로운 사업에도 시동이 걸렸다. 전철수 대표는 "골프장 외에도 상당 폐염전 부지가 남아있다"면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염전사업이나 유통사업이나 지역 주민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밀착형 사업이라는 것이 전철수 대표의 생각.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역 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마트 시화점의 직원들은 매년 직접 김장을 담가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조손가정 등 소외 계층의 주거 개선 사업에 나서고 있다. 직원들이 직접 도배도 하고, 가재도구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근로복지센터의 배식 봉사 활동이나 지역 정화 사업에도 꾸준히 참여하면서, 지역 주민들과의 접촉 면적을 넓혀가고 있다.

시흥시의 어느 가정에 화재가 났던 지난해에는 시흥소방서와 협약을 맺고 화재 피해 가구에 생필품을 전달하면서 상당한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시흥시의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1% 복지재단'에 협력기금을 출연하는 등 문화복지 사업에도 나섰다.

계약직이 많기로 소문난 대형마트를 운영하면서도 상생을 중심에 두고 있다. 회사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고용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근로 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덕분인지 12년차 점포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8~9년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직률이 낮은 만큼 고객 서비스도 강화돼 매출도 전체 점포 중 상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마트가 지역사회에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 "수익있는 곳에 세금있다…투명 경영이 기업 본분"

성담의 창업 이후 최대 위기는 수입염 개방으로 인한 폐염전과 IMF 구제금융이 겹쳤던 지난 1997년. 업종 전환에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시기여서 1년간 휴식기간을 통해 사업 구상에 몰두했다.

폐염전 지역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마땅한 부지 활용도를 찾기 어려웠지만, 직원들과 다양한 개발 구상안을 도출하고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하여 기업의 본분을 지키고 있으며 투자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성담의 2011년 매출규모는 1032억원 수준. 법인세로 43억5000여 만원을 냈다. 지난 3년간 납부한 법인세만 282억원에 달하는 등 종업원 수 150명 규모의 중소기업으로는 세금 기여도가 상당히 높은 편.

지난해 세무조사에서도 추가징수가 거의 없어 '투명경영'의 표본으로 소문났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국세청 선정 모범납세기업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전 대표는 "수익있는 곳에 과세있듯 기업의 이익은 국가와 국민이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투명경영이 정도(正道)라는 올바른 경영관을 갖고, 정부의 정책을 잘 이해하고, 세정업무에 동참하면서 공생 발전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