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양기 일관된 대북정책 '확인'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이날 북한의 3차 핵실험 대책 등 안보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은 이날 회동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초한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두 사람은 또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통해 얻을 것이 없으며, 정부 이양기에 흔들림없이 일관된 대북정책을 견지하자는 데에도 목소리를 같이 했다.
이날 양자 회동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예상되는 지진이 관측된지 3시간만인 오후 3시 께 이뤄졌다. 청와대 백악실 2층에서 박 당선인을 기다리던 이 대통령은 "오랜만입니다. 바쁘실텐데 이런 일까지 생겨..." 라고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나눴다.
박 당선인은 북한 핵실험에 대해 "그동안 우리나라와 국제사회가 그렇게 강력하게 경고하고 만류했는데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세계적으로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특히 "북한이 정권교체기에 도발을 한 것은 이런 시기에 우리 정부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혼란에 빠뜨리려는 게 아닌가 한다"며 "이럴 때 정파를 떠나 합심해서 일사불란하게 대처해서 조그만 틈도 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북한의 시기 선택을 보면 미국을 겨냥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을 겨냥한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동의했다.
또 최근 박 당선인과 여야 지도부의 당정협의에 대해 "안보 사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낸 것이 보기 좋았고,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당파를 초월해서 협력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박 당선인과 이 대통령 간의 회동은 지난해 12월 대선 직후 회동 이후 한달 보름 여 만에 다시 이뤄졌다.
당시 두 사람은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과 관련된 민생 예산안에 대해 의견을 함께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지난 1월에는 이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둘러싸고 의견 대립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다시 북핵 문제에 대한 같은 입장을 확인하고, 안보 이슈를 통해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를 이루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 배경에 대해 "어제 미국과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핵실험) 통보를 받았고, 우리는 새벽에 (통보를) 받았다"면서 "(정권을) 이양하는 상황에서 안보가 걱정돼 당선인과 함께 의논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